판빙빙 탈세 연루 영화 '대폭격', 결국 상영 취소 대폭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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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톱스타 판빙빙. [중앙포토]

중국 톱스타 판빙빙. [중앙포토]

탈세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중국 톱스타 판빙빙(范氷氷)이 출연한 블록버스터 영화 '대폭격'(大爆炸)의 개봉이 취소됐다. 이 영화는 판빙빙이 특별 출연했을 뿐 아니라 탈세 의혹과도 직접 관계가 있다.

18일 홍콩 명보는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 대폭격의 상영이 전날 전격적으로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영화 제작사 측도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를 제작한 샤오펑(蕭鋒) 감독은 전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아무리 많은 사실도 도움이 되지 않고, 아무리 결백해도 먹칠을 피할 수 없으며, 아무리 많이 노력해도 단호히 끊기 힘들다"며 "하지만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 인과응보는 결국 제 자리를 찾을 것이다"고 사과의 글을 올렸다.

'대폭격'은 일본군이 중일전쟁 당시 국민당의 임시 수도이던 충칭(重慶)의 민간인 지역을 무차별 폭격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1938~1943년 5년여에 걸쳐 일본군은 충칭 지역에 219차례의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해 최소 1만명이 사망하고 3만명이 부상했다.

이 영화에는 송승헌 외에도 멜 깁슨, 브루스 윌리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톱스타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대폭격'에 출연한 한류스타 송승헌. [일간스포츠]

영화 '대폭격'에 출연한 한류스타 송승헌. [일간스포츠]

영화 제작비로는 7억위안(약 1140억원)이 투입됐다.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해 2011년부터 기획된 이 영화는 2015년 촬영에 들어갔으나, 중간에 투자자가 불법 투자유치 문제로 도주하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샤오펑 감독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영화의 후반부를 촬영했다.

영화는 원래 지난 8월 개봉 예정이었다. 하지만 판빙빙의 세무조사에 따른 실종설 등으로 상영이 연기됐고, 이달 26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개봉이 취소됐다.

중국 여배우 판빙빙이 세무 기관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지난 7일 트위터에 공개됐다. [사진 트위터 feifei05256372 캡처]

중국 여배우 판빙빙이 세무 기관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지난 7일 트위터에 공개됐다. [사진 트위터 feifei05256372 캡처]

영화 개봉 취소로 이어진 판빙빙의 탈세 의혹은 지난 6월 중국중앙(CC)TV 토크쇼 진행자 추이융위안(崔永元)이 처음 제기했다.

당시 그는 "한 배우가 이중 계약서를 쓰고 영화에 출연했다"며 "두 계약서를 합하면 출연료가 6000만위안(약 1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별 출연인 그 배우가 촬영장에 나온 것은 고작 4일"이라고 폭로해 충격을 던졌다. 계약서도 공개했다. 문제의 이 영화가 판빙빙이 특별출연한 '대폭격'이라는 사실은 후에 알려졌다.

추이의 의혹 제기 후 판빙빙은 공개석상에서 사라졌고 '실종설' '망명설'까지 제기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결국 중국 세무당국은 본격적인 조사 끝에 판빙빙에게 최대 8억9000만위안(약 1437억여원)의 세금과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판빙빙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영화 대폭격과 다른 계약에서 이중계약을 하고 탈세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반성했다.

판빙빙 사과문 [중앙포토]

판빙빙 사과문 [중앙포토]

추이융위안은 대폭격 개봉 취소 소식에 대해 웨이보에서 "검은돈을 벌어 탈세하려다가 조사를 받은 것은 인과응보이며, 인민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마구 써서 출연한 영화의 개봉이 취소된 것도 인과응보"라며 "인과응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올렸다.

그는 최근에도 상하이 경제 담당 경찰 간부의 아들이 판빙빙 이중계약서 작성에 연루됐으며, 영화제작에 써야 할 거액의 돈이 횡령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한류스타 송승헌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영화의 상영 취소에 국내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대폭격'이 예정대로 개봉하면 송승헌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이후 3년여 만에 중국 개봉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가 되는 것이었지만 끝내 무산됐기 때문이다.

장은희 기자 jang.eunhe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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