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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난 통풍 잘 돼야 "건강"|겨울철 「난」가꾸는 요령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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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9면

가정주부 김정진씨(43·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의 10층 아파트 베란다는 한 겨울인 요즈음도 푸른 잎에, 화려하게 꽃이 핀 20여종 80여개 양난을 비롯한 1백30여개 화분으로 봄을 느끼게 한다.
80년께 우연히 동양난 몇 분을 키우기 시작하며 생긴 꽃가꾸기 취미는 곧 양난으로 옮겨갔다고 한다. 양난이 동양란에 비해 꽃모양과 빛깔이 화려한데다 꽃피는 기간이 2∼3개월로 길고 키우기도 수월한 때문이었다.
『난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삭막하던 아파트 실내가 훨씬 부드러워 졌어요. 또 환기와 습도조절에도 좋아요. 회색 시멘트 벽 속에서 사철 푸른 잎과 꽃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축복이지요.』
열대 및 아열대성 꽃 특유의 화려한 빛깔과 자태, 긴 개화기가 자랑인 양난은 최근 5,6년 전부터 일반에 보급돼 관상용· 꽃꽂이용· 고급 부케용으로 사랑 받는다.
양난은 연평균 섭씨 23도의 인도· 태국· 멕시코· 필리핀 등 적도 주변에서 자생하던 난과 식물.
현재 발견된 것만도 9백속 6천여 종인데 새로 개발된 품종을 합하면 수십 만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양난재배가 기업화 한 것은 약 4O여년 전으로 3백종류가 유통된다.
양난은 종류에 따라 고온성과 저온성이 있다. 겨울 최저온도 섭씨 12도에 생육온도 섭씨 14도를 요하는 고온성 난으로는 커틀레아· 팔레노프시스· 반다등이 있다.
겨울 최저온도 섭씨 7∼8도에 생육온도 섭씨 12도를 요하는 저온성 난으로는 초롱같은 꽃이 피는 심비디움· 덴드로비움· 풍란 등이 있다. 커틀레아· 심비디움은 햇볕을 좋아하고 팔레노프시스·풍란은 그늘진 곳을 좋아한다.
『한밤 최저온도 섭씨 10∼15도 만 유지할 수 있다면 어느 가정에서고 양난을 키울 수 있습니다. 보통아파트라면 베란다 유리문 안쪽에 비닐커튼을 치거나 유리를 밀폐, 페어 글라스로 바꾸면 충분합니다.』
남향아파트 10층에서 사는 김씨의 경우는 베란다 유리문을 16mm의 페어 글라스로 설치했는데 특별한 난방 없이도 팔레노프시스난 등이 훌륭히 자라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김씨의 베란다 온도는 한낮이 섭씨 18∼ 20도, 한밤이면 섭씨 10 ∼ 13도에 이른다.
『밤이면 베란다 기온이 내려가 거실 문을 열어 놓아 조절합니다. 어느 정도 온도를 유지하면 습도와 통풍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특별히 초보자는 지나치게 물을 주어 식물이 죽는다는 김씨는 요즈음 같은 겨울철에는 보통 5∼7일에 한번 충분히 뿌리가 젖도록 주고 평소에는 수시로 스프레이로 잎을 닦아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여름에는 이들에 한번, 해진 다음에 물을 주고 무덥고 가라앉은 날씨에는 환풍에도 유의 해야한다. 김씨의 경우는 양난에 선풍기까지 틀어준다고 한다.
비료는 4월에서 9월까지 성장기에만 주는데, 하이포넥스를 2천∼3천배의 물에 타서 7∼10일에 한번씩 물을 줄 때 준다. 살균제 다이젠, 살충제 스프라시이드는 2천배의 물에 타서 성장기에만 두달에 한번 준다.
『양난은 꽃대가 올라오려면 영상 5∼10도 낮은 온도에서 20일 내지 한달 겨울잠을 자야합니다.
시련을 견뎌야 화려한 꽃을 피우니까 그 점 유의해야 합니다.』
한국 난 협회 회원으로 동호인들과 재배 경험과 기술을 나누는 김씨는 꽃가꾸기에는 「사람과 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난의 화분이나 묘목· 재료 등은 서울에선 서초동 화원이나 꽃 재료 상에서 구할 수 있다.< 박금옥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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