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한유총, 앞에서 고개 숙이고 뒤로는 소송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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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열고 이덕선 비대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열고 이덕선 비대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와 관련,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명백히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한 뒤 “소송 위협에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 끝을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정욱 변호사로부터 한유총이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저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며 “처음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결심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막상 닥쳐오니 걱정도 되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유총이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반성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앞에서는 고개 숙이고 뒤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배신감이 들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유치원 비리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커녕 소송으로 무마해 보려는 한유총의 태도는 누가 보아도 비겁하다”며 “유치원 비리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힘내보겠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최근 법무법인 광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박 의원이 공개한 ‘비리 유치원 명단’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2013년부터 올해까지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로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1800여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유총 측은 “감사를 받은 유치원 등 모든 사립 유치원이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비쳐 굉장히 타격이 크다”며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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