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풍수학] "선거사무실 위치도 당락 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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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되려면 사무실은 어디에?
자치단체의 장이 되려면 선거사무실이나 조상의 묘 앞에 입후보자가 타고 갈 말처럼 생긴 산이 있어야 한다.

5·31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출마한 사람치고 누구도 자신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론조사 등 사회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후보자 중 아무개가 가장 유력하다거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고 나만은 자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믿음과 확신 없이 선거에 나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믿음과 확신 뒤에는 대개 본인이나 친지 등 누군가가 분명히 점이나 사주 혹은 관상을 통해 얻어 놓은 신탁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풍수도 예외는 아니다. 매우 뛰어난 풍수사는 후보자가 선택한 선거사무실 위치만 보고도 당락을 가늠한다. 더 나아가 후보자의 조상 묘를 보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지방선거와 다가올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벌써 심심찮게 풍수적 예언이 오가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대권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언급할 기회가 있으리라 보고 이번 호에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간략한 조언을 하고자 한다.

이미 대부분의 후보자가 선거사무실을 구했다. 사무실 주변의 지세를 둘러보아 마사(馬砂:말 등처럼 생긴 산이나 언덕)가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말의 크기에 따라 기초의회 의원이나 서울시장까지 구분해 판별할 수 있다. 말이 주변에 있다고 해도 그 말이 나를 태우고 갈 놈인지, 아니면 나를 걷어차고 갈 놈인지를 더욱 정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말이 없거나 나(사무실)에게 정을 주지 않는 말처럼 생긴 산이라면 더 이상 경제적·시간적 낭비를 하지 말고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출세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조상의 묘 상석 앞에서 보아 서북방에 마사가 있다면 이는 천마(天馬)다. 천마가 있으면 이를 타고 갈 후손이 반드시 나온다. 이 산과 인연 있는 후손은 지지로 술(戌)년에 태어난 사람이다. 곧 개띠다. 천마의 정기를 개띠 해에 태어난 후손이 받게 된다. 서울시장 정도의 직위라면 적어도 천마가 문 앞에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마사가 정남쪽(24방위로 午方)에 있으면 적토마라고 부른다. 이 말은 『삼국지』에서 관우가 타던 말이다. 말띠 해에 태어난 인물이 기를 받아 대개는 무인, 장군이 된다.
총리나 부총리 등 재상급에 속한 인물이 배출되려면 정남쪽에서 15도 서쪽인 정방(丁方)에 재상마가 있어야 한다. 이 방위는 하늘의 별자리인 노인성이 머무는 곳이다. 일국의 재상이 되려면 노인의 지혜를 지녀야 한다. 대개 재상마는 후손 중에 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이 그 기운을 받게 된다.

중앙집권 시대에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처음 부임하는 임지가 대개 군(郡)이다. 곧 군수의 자리다. 백성과 가장 가까이서 고락을 함께하며 정치를 배우는 현장이다. 군수가 되려면 적어도 조상의 묘 앞에서 보아 동북방에 신동마(神童馬)라고 부르는 산이 있어야 한다. 동북방은 팔괘의 간(艮)방으로 만물이 시작하는 곳이자, 출세의 싹이 트는 곳이다. 호랑이 해에 태어난 후손이면 확실하게 이 기운을 받게 된다.

풍수는 자연, 그 자체다.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다. 서울시청이나 청와대에서 보면 남산은 천마의 모습이다. 이 말을 누가 타고 갈 것인가. 올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이자, 내년 대권을 가늠하는 풍향계다.

최영주 언론인·풍수지리연구가(sinmun03@hanmail.net)
출처: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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