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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히말라야 원정대 9명 시신 발견…강풍 휩쓸려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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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대장. [일간스포츠]

김창호 대장. [일간스포츠]

국내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창호(49) 대장을 포함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가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시신으로 발견됐다.

외교부는 “주네팔대사관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우리 국민 5명과 외국인 4명으로 구성된 등반대가 히말라야 구르자히말산을 등반하던 중 베이스캠프에서 강풍에 휩쓸려 급경사면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발 3500m 지점에 있는 베이스캠프는 눈사태가 덮치는 바람에 완전히 파괴된 채 발견됐다.

외교부 본부와 주네팔대사관은 사고신고 접수 즉시 재외국민보호대책반 및 현장대책반을 각각 구성하고 네팔 경찰 당국과 베이스캠프 운영기관 등을 접촉해 사고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시신 수습 및 운구 등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 소형 헬기로 수색한 결과 시신은 발견했으나 수습에 어려움이 있어 수습 장비를 구비한 헬기를 이용해 조속한 시일 내에 시신을 수습할 예정”이라며 “향후 가족들의 네팔 방문 시 장례절차 지원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는 지난달 28일부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11월 11일까지 45일 일정이었다.

원정대는 김창호 대장을 포함해 유영직(51‧장비 담당), 이재훈(24‧식량, 의료담당), 임일진(49‧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등으로 구성됐다. 애초 원정대 명단에 없었으나 외신에서 발표한 사망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정준모는 현지에서 합류한 인원인지에 대해 파악 중이다.

김창호 대장은 국내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베테랑 산악인이다. 그는 2005년 7월 14일 낭가파르바트(8156m) 등정부터 2013년 5월 20일 에베레스트(8848m) 등정까지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했다.

김창호 대장은 지난해에도 네팔 강가푸르나(해발 7140m) 남벽 신루트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황금피켈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일진 감독은 주로 산악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던 대표적인 산악영화 감독이다. 대학산악부 출신으로 히말라야와 알프스 원정을 숱하게 다녀왔으며 지난 5월 새로운 산악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받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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