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라니테란 프랑스 정찬 코스 요리에서 메인 음식이 나오기 전에 입가심을 위해 등장하는 얼음 먹거리. 디저트인 부드럽고 달콤한 셔벗(Sherbet)과 달리 새콤한 과일을 재료로 얼음을 거칠게 갈아서 낸다. 톡 쏘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적포도주나 스파클링 와인을 더해주기도 한다. 우리네 빙수와 다소 개념이 동떨어져 있지만 얼음을 간 정도가 셔벗보다는 거칠고 포도주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라니테=와인 빙수'로 이해되고 있는 것. 청담동 텔미어바웃잇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담당 김아린(사진(左))씨는 "그라니테는 차갑게 다가오는 새콤달콤함에 포도주의 깊고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라니테를 만들 때 포도주의 알코올 성분은 대부분 날려버리기 때문에 술에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여름이면 시원한 백포도주만을 찾는 사람도 차가운 맛으로 적포도주를 맛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장식용 과일은 포도주의 포도품종이 지니고 있는 향의 과일을 쓸 경우보다 매혹적인 맛으로 다가온단다. 다음은 김아린씨가 와인 파티를 열었다가 남은 포도주로 만든 네 가지 맛(포도품종 기준)의 그라니테, 즉 와인 빙수다.
◆이렇게 만들어요
브라케토(Brachetto) 그라니테
*특징=은은한 청포도 향을 내는 핑크빛 솜사탕 맛
*재료=얼린 브라케토 포도주, 분쇄 얼음, 연유, 청포도 (장식용),
*만드는 법=빙수용 그릇에 브라케토 포도주(발포성 빌라엠 로쏘 포도주)를 부어서 꽁꽁 얼린다. 빙수 잔에 연유를 붓고, 분쇄 얼음으로 반을 채운다. 얼린 포도주를 갈아서 나머지를 채운 뒤 청
포도로 장식한다.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그라니떼
*특징=말린 자두의 풍부한 향에 부담 없는 맛
*재료=까베르네 쇼비뇽 와인, 분쇄 얼음, 벌꿀, 말린 자두, 계피 가루
*만드는 법=까베르네 쇼비뇽 포도주를 살짝 끓인 뒤 냉각시킨다. 빙수 잔에 분쇄 얼음을 담고 식은 포도주를 붓는다. 꿀을 알맞게 더해주고 말린 자두를 잘게 잘라 올린다. 계피 가루를 살살 뿌려낸다.
피노누와(Pinot Noir) 그라니떼
*특징=친근한 딸기 맛이 입안을 상큼하게 정리
*재료=피노누와 포도주, 분쇄 얼음, 석류 주스, 연유, 딸기(장식용)
*만드는 법=피노누와 포도주를 살짝 끓인 뒤 냉각시킨다. 빙수 잔에 얼음을 담고 식은 포도주를 붓는다. 석류 주스를 조금만 첨가해주고 연유를 붓는다. 딸기를 반으로 갈라 장식한다.
말벡(Malbec) 그라니떼
*특징=진중한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블루베리의 맛
*재료=말벡 포도주, 분쇄 얼음, 블루베리 주스, 블루베리 쿠키(장식용)
*만드는 법=말벡 포도주를 살짝 끓인 뒤 냉각시킨다. 빙수 잔에 분쇄 얼음을 담고 식은 말벡 포도주를 붓는다. 블루베리 주스로 살짝 맛을 더해준다. 블루베리가 박힌 쿠키로 장식한다.
TIP
(1) 얼음을 너무 곱게 갈지 말 것. 쉽게 녹아 포도주의 농도가 물로 인하여 급속히 약해져 싱거워 질 수 있다.
(2) 이왕이면 얼음을 거칠게 분쇄할 것. 불규칙한 모양이 장식 역할을 해 시각적인 효과도 상승시켜 줄 뿐아니라 입안에서 얼음을 부숴가며 먹는 재미도 있다.
(3) 포도주와 얼음의 양은 기호에 맞춰 조절하고, 강한 맛을 원하면 꿀이나 시럽, 연유, 계피 가루 등을 넉넉하게 사용해도 좋다.
글=유지상 기자<yjsang@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