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견제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이 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을 깨고 있다." 미국이 23일 국방부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경고하고 나섰다. 같은 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을 '일당이 지배하는 공산국가'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중국 국방예산, 발표한 것의 두 배=미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2006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재래식 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과 핵 공격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육군 병력을 최근 2만5000명 늘려 모두 40만 명을 배치했고, 탱크.장갑차.야포 부대도 증강했다"고 밝혔다. 대만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매년 100기씩 늘려 현재 710~790기라고 했다. 또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이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350억 달러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700억~1050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 북한 붕괴시 중국 개입 가능성=보고서는 "북한의 경제위기가 핵 문제 실패와 맞물릴 경우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중국은 단독 대응을 할 것이냐, 다자 대응을 할 것이냐는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북한이 '위급 사태'에 빠질 경우 중국이 독자적으로 북한 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한국.미국 등과 함께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중국이 한국전 참전 때 그랬듯이 "북한에 선제적 군사 조치를 취해 놓고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할지 모른다"고 경계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이 북한의 핵 야망을 꺾기 위해 제 역할을 다 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 중국은 일당 지배 국가=라이스 장관은 23일 워싱턴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민주혁명을 거치지 않은 일당지배의 공산주의 국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보다 민주화가 덜 됐다고 언급한 것이다. 그는 "우린 중국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tough)"는 말도 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