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농구 윤환섭옹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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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남들이 「농구가족」이라고 추켜세워 줄 때면 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는 농구원로 윤환섭옹(윤환섭·72). 윤옹가족은 3대째 농구가문을 잇고있는 보기 드문 스포츠가족이다.
윤옹을 첫머리로 아들형제(선로·평로)를 거쳐 손자·손녀대로 이어지면서 대물림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직계가족 22명중 농구선수출신만도 7명. 직·간접으로 농구와 인연을 맺은 가족까지 합치면 족히 15명에 이를 정도다.
국가대표로 큰 명성을 떨친 3남 평로씨(40·한국은코치), 그리고 지난 85년 결혼, 주부가 된 정미라씨(정미라·31)가 윤옹집안의 간판스타격. 윤옹의 생질녀인 정씨는 손아래여동생 계희씨(계희·69)의 막내딸.
윤옹은 지난 30년대 초 휘문고·고려대를 거치면서 남자농구계에서 알아주던 명가드였다는게 역시 배화여고선수출신의 부인 한상순씨(한상순·70)의 귀띔. 노부부의 백년가약도 결국은 농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윤옹은 지난 60년대 초 한때 휘문고농구팀을 지도하면서 유명한 신동파(신동파)를 배출했으며 오랜 심판생활(3O∼53세)을 거쳐 현재는 농구협회 심판심의위원으로 활동중이다.
특히 한영고 코치시절(64∼65년)에는 차남 선로씨(44·전기업은코치)를 손수 지도하며 전국대회를 휩쓸기도 했다.
3남2녀의 자녀 중 농구 제2세대격인 선로씨는 한영고·한양대·육군·기업은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평로씨는 경복고를 거쳐 한국은에 입단, 오랜 선수생활 끝에 코치를 맡고 있다.
또 지난해 은광여고졸업과 함께 태평양화학에 입단, 주전가드로 활약중인 외손녀 오세자 (오세자·19)는 장녀 준로씨(준로·50)의 막내딸. 외손자 세호(세호·21·단국대3년) 역시 명지고·단국대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또 차남 선로씨의 맏딸인 수진(수진·10·선일국5년)은 선일국교농구팀의 주전으로 예비스타의 꿈을 키우고있다.
『집안식구들 모두가 건강하고 화목하게 사는 게 제겐 다시없는 행복이지요. 항상 웃고 어디에서나 즐거움을 찾는 자세가 건강한 삶의 비결이지요.』
고희(고희)를 넘겼으나 백발한 점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윤옹은 『농구코트가 가족모임의 창구』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아들·손자·손녀할 것 없이 농구경기가 벌어지는 날엔 으례 전 가족이 농구장을 찾는다. 이 때문에 잠실 및 장충체육관에는 가족들을 위한 지정석이 따로 있을 정도.
윤옹은 다시 태어나도 농구와 인연을 맺겠다고 말한다.

<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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