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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인계하다 세월보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강원>
강원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80년 이후 1년 미만 단기재임한 시장·군수는 자그마치 32명.
이중 6명은 6개월도 못 채웠으며 특히 화천군의 경우 김모군수는 80년5월15일 부임한 후 4일만에 교체돼 최단명 군수를 기록했고, 영월군 정모군수는 80년3월12일∼5월10일까지 재임 2개월에 그치기도.
태백시의 경우 지난 81년7월1일 시승격 후 7년 6개월 동안 무려 8명의 시장이 바뀌어 평균 재임기간이 1년도 채 못되는 꼴. 이중 7대 시장인 나기정씨는 88년6월8일 시장부임 후 6개월24일 만인 지난 1일자로 교체, 『태백시가 단명시장 유배지가 아니냐』는 소문까지 무성.
이처럼 시장·군수의 잦은 인사로 지역행정은 연속성을 잃어 주민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군수는 업무파악에만도 5∼6개월이 걸리는 데다 잦은 교체 때마다 시장에 따라 시정이 바뀌어 지역개발 등 행정의 지속성이 끊기고 직원들은 인수인계서 작성과 현황보고에 귀한 민원업무시간을 빼앗기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도관계자는 『시장·군수인사권이 도지사의 재량이 거의 없고 내무부가 거머쥐고 좌지우지해 어쩔 수가 없는 처지』라며 『일을 좀 할만하려면 갈아치우는 이런 인사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북>
충남의 경우 21개 시·군중 80년 들어 현재까지 1년을 못 채운 시장·군수만도 20명.
가장 잦은 인사바람이 분 서산군의 경우 88년 1년 동안 3명이나 교체. 공병선군수가 2월 전출되면서 이호증군수가 부임한 후 6월, 부임 5개월만에 떠나고 강원조군수가 왔으나 89년1월1일자로 떠났다.
홍성군도 지난해 최영섭군수가 바뀌고 노완구군수가 왔으나 7개월 만인 올 1월1일자로 공명선군수가 부임하고 노군수는 타도로 전출돼 1년 새 2명이 교체.
충남도측은 교육관계 등으로 불가피하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6개월이 되기도 전에 이동하는 것은 졸속인사의 문제라고 지적.
주민들은 각종 민원 등이 일어날 때마다 시장·군수이동이 뒤따라 결국 『무사안일 몸조심밖에 낳지 않아 책임행정은 빈말이다』고 나무랐다.
충북도 80년 들어 13개 시·군 가운데 이동된 시장·군수는 무려 75명. 이 같은 인사는 대부분 85년 12대 국회의원선거 때와 88년 13대 총선을 전후해 가장 많아 13개 시·군중 90%이상이 자리바꿈.
특히 12대 총선 때 15명, 선거 후 86년 12명과 13대 총선 때 13명 등 4O명은 선거를 겨냥한 포석 또는 문책·영전으로 단행.
5공들어 1년도 못 채우고 자리바꿈을 한 시장·군수도 14명으로 전체이동의 18%를 차지.
청주시의 경우 내무부에서 내려온 김덕영시장이 87년12월30일에 부임, 6개월만에 내무부로 다시 올라갔다.
충주시도 최근 4대에 걸쳐 평균수명이 11개월로 「오면 가는 준비하는 곳」으로 오명이 찍혀있다.
이 때문에 충주시민들은 『이러니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충주시장은 충주에서 밥만 먹다 가는 자리』라는 유행어가 나돌기도.

<전남·북>
전남은 최근에만도 여천시장을 비롯, 고추파동문제가 터진 무안군수 등 8명의 시장·군수가 부임 1년도 안돼 경질.
여천시장은 지난해 6월4일 내무부 민방위 기획과장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 부임했으나 7개월 만인 지난 1일 내무부 교육대상자로 떠났고 지난해 6월11일 도내 시장·군수 대폭인사 때 부임한 무안군수는 11일 진도군수로 좌천(?).
전북도 마찬가지로 부안·고창·순창군 등은 지난해 1년 동안 2명이 바뀌었다. 고창군은 지난해 연초 L군수가 교육에 입교하면서 J군수가 왔으나 지난 1일자로 전보.
또 부안군은 지난해 6월 J군수가 순창군수로 가면서 후임에 K군수가 발령됐으나 지난 1일자로 도 국장으로가 지역개발사업이 조령모개식으로 뒤바뀌기 일쑤.

<경북>
도본청과 산하 34개 시·군의 인사이동은 85년부터 현재까지 4년 동안 시장 22명, 군수 61명, 도국장급 45명 등 모두 1백32명.
85년 12대 총선을 전후해 가장 많이 바뀐 시장·군수는 86년 선거 후 39명이 교체, 특히 제6공화국이 출범한 작년한해 바뀐 시장·군수는 51명에 달해 1.1번이나 자리바꿈을 한 셈.
1년도 못 채운 시장·군수는 도내 34개 시장·군수 중 88년2월17일 점촌시장으로 온 김병욱시장이 4개월만에 떠났고 이어 6월11일 부임한 김재학시장도 7개월만에 전보됐다.
또 봉화·영양·청송군 등 벽지 군수는 부임 1년 만에 연례행사처럼 자리를 옮겨 「대기실 군수」로 점 찍혀있으며 지난 1일에도 시장·군수 13명이 7개월∼1년 만에 전보.
이에 대해 도청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앙의 낙하산식 인사와 무분별한 시장·군수교육 등 인사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에 따라 소신 있는 시·군정이 이뤄지지 않고 눈치보기에 급급해 문제』라고 했다.

<경기·인천>
경기도는 13대 총선 후 88년6월4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도내시장을 6명을 전보. 파주군수 송은복씨는 86년4월7일 강화군수로 부임한지 2개월17일만에 내무부로 전보되는 단명을 기록.
안양시장도 88년6월4일 부임, 7개월 만인 12월31일 강원도 춘천시장으로 전보. 도내에서 가장 자리바꿈이 심한 곳은 파주. 송군수의 단명에 이어 29대 이동우군수는 9개월, 30대 송달용군수는 6개월20일만에 교체됐다.
이같이 도의 시장·군수의 잦은 이동에 반해 직할시장들은 장수를 누리는 셈. 인천직할시의 경우 81년 직할시승격 후 시장4명중 2대 안찬희시장만 1년을 못 채웠을 뿐 3명은 모두 장기근무.

<경기=김영석기자><강원=권혁룡기자><전북=모보일기자><전남=임광희기자><경북=김영수기자><충북=김현수기자><인천=김정배기자><충남=김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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