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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원의장 "김정은 방러 날짜·장소 협의 중"

중앙일보

입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고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5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5일 청와대에서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을 영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5일 청와대에서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을 영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마트비옌코 의장은 5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기에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환담을 하면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연말 전에 (김 위원장의)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아주 가까운 장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에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러시아 방문을 요청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북한 고려항공 화물기 세대가 오는 7일 평양을 떠나 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7일 방북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선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 외무성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조중(북·중)쌍무협상과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쌍무협상, 조중로(북·중·러) 3자 협상에 참여하기 위하여 4일 평양에서 출발하였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2018.10.05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상선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2018.10.05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상선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방러 뿐만 아니라 방중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주요 협상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내용을 전통 우방국과 사전에 조율하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방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또 북·중·러가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첫 순방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1차 방북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이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5월에는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 주석과 2차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주일 뒤 또다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동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뤄야 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에 대해서 일관되게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며 “러시아가 한반도 프로세스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자, 동반자가 돼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러시아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주의 깊게 지켜봤고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한국 방문 초대를 받아들여 내년 안에 방한을 계획하고 있다. 방한을 준비하는데 양측이 착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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