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자택 경비 회삿돈으로 지급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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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은 자택 경비 비용을 계열사에서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두고 "앞으로 조 회장 자택 업무에 정석기업 등 회사 직원이 연관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한진그룹은 5일 입장 자료를 내고 조 회장 자택 경호경비를 회사가 부담했던 것에 대해 "현재 조 회장이 개인 돈으로 지불하고 있다. 시설 보수 비용도 완납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진그룹 측은 회사가 조 회장 자택 경호경비 비용을 부담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년 전부터 한 퇴직자가 법원의 패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자택 앞에서 불법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에게 위해를 가하려 시도하고, 자택 담을 넘는 등 문제가 계속 이어져 회사 차원에서 경호경비 강화가 필요하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와 같은 비용 부담이 법률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수사 이전에 조 회장이 모든 비용을 회사에 반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경호 인력 운영에 있어 일부 사적인 일을 시키고 자택 시설보수 등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조 회장이 총 시설보수 비용 4000만원을 회사에 모두 반납했다고 한진그룹 측은 전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집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용역 대금을 회삿돈으로 지급하는 등 회사에 총 16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수사한 끝에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자택 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에스에 지급할 비용 16억1000만 원과 자택 시설 유지·보수공사 비용 4000여만원을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1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 자택을 유지·보수한 비용을 정석기업이 내게 하고, 손자들을 위한 평창동 자택 모래놀이터와 정원 마사토 공사, 폐쇄회로(CC)TV 설치, 보일러 수리 등에 정석기업 직원들을 동원했다.

이 밖에도 자택 경비원들은 경비 업무 외에도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배변을 정리하고 나무에 물을 주고 쓰레기를 분리수거·배출하는 등 조 회장 일가의 잡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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