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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군함 41m 대치’ 또 치닫나 … 미국 내달 대규모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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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30일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군함 디케이터함(왼쪽)에 중국 군함 란저우함이 초근접한 장면을 미 해군이 2일 (현지시간) 공개했다. 미 해군이 밝힌 당시 두 군함의 사이의 거리는 불과 41m로, 두 군함이 부딛힐 뻔한 상황에서 디케이터함이 충돌을 막기 위해 선수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gCaptain]

지난달 30일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군함 디케이터함(왼쪽)에 중국 군함 란저우함이 초근접한 장면을 미 해군이 2일 (현지시간) 공개했다. 미 해군이 밝힌 당시 두 군함의 사이의 거리는 불과 41m로, 두 군함이 부딛힐 뻔한 상황에서 디케이터함이 충돌을 막기 위해 선수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gCaptain]

미 해군 태평양함대가 오는 11월 중국 영해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일 계획이라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구축함이 남중국해 작전 도중 중국 구축함과 충돌 위기를 빚은 상황에서 미·중 간 또 다른 군사적 긴장이 예상된다.

미 구축함·전투기 중국영해 근접 #‘항행 자유작전’ 예고돼 긴장 고조 #9월 말 충돌 일촉즉발 항공사진엔 #미 디케이터함 뱃머리 돌려 모면

CNN이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해군은 11월 중 한 주 동안 구축함·전투기·병력 등을 동원해 “여러 전선”에서 가상의 적국을 겨냥한 작전 수행 능력을 과시한다. 아직 초안 단계의 계획에 따르면 군함과 전투기는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인근의 중국 영해까지 근접할 예정이다. 이는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인 동시에 미국이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무력시위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나아가 이번 작전 범위는 중국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남미 서부 해안을 비롯해 러시아 해역으로도 넓어질 수 있다. 이는 올해 초 미 국방부가 공개한 국방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훈련이 추진된다는 의미다. 당시 미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점증하는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과 견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군이 추진하는 계획이지만 훈련이 중간선거가 있는 11월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국방부와 태평양함대 측은 이번 계획에 대한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미국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 구축함 란저우(蘭州)함과 충돌 직전까지 갔던 상황을 담은 항공사진이 2일 공개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 해군 뉴스사이트 g캡틴(gCaptain)에 이날 공개된 사진은 총 4장이다. 뤼양(旅洋)급 미사일 구축함 란저우함이 선미로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디케이터함(DDG-73)의 뱃머리가 향하는 항로를 막아설 듯 다가선다. 길이 150여m의 최신 구축함 두 척이 부딛힐 뻔한 상황에서 디케이터함이 충돌을 막기 위해 오른쪽으로 선수를 돌리는 모습이다. 미 해군은 당시 두 군함의 거리가 41m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디케이터함은 당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게이븐(중국명 난쉰자오), 존슨(중국명 츠과자오) 암초 12해리(약 22㎞) 이내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군사전문가인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행동은 2014년 미·중이 체결한 구속력 없는 조약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CUES)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코 교수는 “이번 대치는 남중국해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려는 외국 군함에 대한 경고이자 국내 여론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10월 라센함의 스프래틀리 제도 진입을 시작으로 1~7개월 단위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총 12차례 수행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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