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깎아주고 예금이자는 더 주고 … 금융상품도 'Oh, Ba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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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동부화재는 손해보험사로는 처음으로 가입자(부부 중 1명)가 보험기간 중 자녀 1명을 출산하면 보험료의 2%, 2명 이상 출산하면 3% 할인해 주는 '프로미라이프 큰별사랑보험'을 23일 선보였다. 보통 이 상품의 월 보험료가 9만~1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보험 가입 후 두 자녀를 낳은 고객은 월 2700~3000원가량을 할인받는 셈이다. 이 상품은 우수고객에게는 자녀 진로.적성검사와 온라인 학습 콘텐트도 제공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출산율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출산할인제도를 도입한 새로운 보험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출산을 장려하는 금융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은행은 고객이 아이를 낳으면 대출금리를 깎아주거나 예금 금리를 올려주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보험사는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2개에 불과한 출산 장려 상품이 올해는 20여 개를 훌쩍 넘어섰다.

정부가 각종 출산 지원제도를 내놓으며 출산을 장려하자 금융회사도 여기에 맞춘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1.0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이 2월 20세 미만의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이나 대출 기간 중 자녀 출산으로 3자녀가 되는 가정에 대해 대출금리를 0.5%포인트 깎아주는 주택담보대출(아파트파워론Ⅱ)을 선보였다. 보통 주택담보대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금리 할인은 파격적이다. 이 상품에는 불과 출시 2개월 만에 3자녀 이상 가정이 1218가구(대출액 1370억원)나 몰렸다.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박화재 부부장은 "이 상품에서 3자녀 이상 가정이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상품이 자녀가 많은 가정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여성전용 통장인 '미인'도 고객이 출산하면 이자를 0.1%포인트 더 준다.

기업은행의 '탄생기쁨통장'은 출산하면 이자를 더 줄 뿐만 아니라 유아용품 업체와 제휴해 용품을 할인해 준다. 이 상품은 가입한 뒤 첫 아이를 낳으면 0.1%포인트, 둘째 아이는 0.2%포인트, 셋째 이상일 때는 0.3~1.0%포인트 이자를 더 준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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