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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뮤지컬의 '화려한 비주얼'

중앙일보

입력

☆뮤지컬 맘마미아

한국 뮤지컬 공연 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맘마미아'가 돌아왔다. 70년대의 전설적인 팝밴드 '아바'의 히트곡들을 이야기 속에 절묘하게 녹여낸 작품으로 2004년 공연 당시 20~30대에 집중돼 있던 뮤지컬 관객을 중장년층까지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월 말 티켓오픈을 시작하자마자 5천여 장이 순식간에 팔려나가면서 작품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실감하게 했다. 전혀 다른 인생관을 가진 모녀가 딸의 결혼식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된다는 줄거리는 우리의 정서에도 와 닿는다. 오디션을 통해 엄격하게 선발된 배우들도 기대를 모은다. 2004년 맹활약했던 박해미.전수경.성기윤과 함께 '명성황후'의 이태원이 가세한다. 배해선이 연기했던 딸 소피 역에는 83년생 신인 이정미가 캐스팅됐다. 정영주.황현정.황만익으로 한 몫을 단단히 해냈던 배우들이 앙상블로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해줄 것이다. '댄싱 퀸' '워털루' '김미!김미!김미!' 등 아바가 남긴 명곡들에 생명력을 더해주는 작품이다.

-일정: 6월18일~7월17일
-장소: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관람가: 주중 VIP석 12만원,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6만원, B석 4만원, C석 3만원/ 주말 VIP석 13만원, R석 11만원(나머지 주중가와 동일)
-공연시간: 평일 저녁7:30/토.일.공휴일 오후3시, 저녁7:30 (월요일 공연없음. 7월17일 낮공연 주말가, 저녁공연 주중가)
-문의: (주)신시뮤지컬컴퍼니 02-745-1987 www.mamma-mia.co.kr

☆연극 악당의 조건

'늙은 부부 이야기' '봄날은 간다'로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며 관객들에게 호평 받아온 '2006 축제가 거는 수작(秀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전작들이 보통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담담하게 보여준 것에 비해 이 작품은 킬러와 암흑조직이 등장하는 극단적인 상황과 반전을 담고 있다. 하지만 힘겨운 삶 속에서도 서로를 애틋하게 사랑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에쿠우스'의 김광보 연출. 장우재 극본.

-일정: ~5월28일
-장소: 소극장 축제
-관람가: 일반 2만원, 청소년 1만2000원
-문의: (주)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02-741-3934 www.galaplanner.co.kr

☆양방언 콘서트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양방언은 MBC 드라마 '상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성룡 주연의 영화 '썬더볼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제작되는 OST에 곡을 실으며 아시아에 이름을 알린 재일동포 음악가다. 한국 무대를 자주 찾는 그가 이번에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출신인 장재효(타악) 및 아홉 명의 일본인 멤버와 함께 한다. 유목민의 자유분방한 정서가 담긴 크로스오버 음악에 흠뻑 젖을 수 있다.

-일정: 6월3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람가: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4만원, B석 2만원
-문의: (주)영앤잎섬 02-543-1601 www.youngnipsum.com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잔잔한 감동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가 오픈 런 방식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미스터 마우스는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으로도 알려진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Flowers for Algernon)'이 원작. 현대과학의 힘으로 하루아침에 IQ 180의 천재가 된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품이다. 연극 '이'에서 공길 역을 맡았던 박정환이 서범석.김태한과 함께 주인공 인후역을 연기한다.

-일시: 5월16일부터 오픈런
-장소: 대학로 라이브 극장
-관람가: 1층 3만원, 2층 2만5000원
-문의: 02-747-2070 www.미스터마우스.com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홍대 앞의 세계 최초 비보이 전용극장 'SJ B-boyz 극장'에서 공연하는 스트리트 댄서들의 퍼포먼스다. 비보이란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사람을 칭하는 말.

이 작품은 발레를 하던 소녀가 우연히 비보이를 만난 후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 댄스에 빠져든다는 내용.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SJ B-boyz 단원들은 비보이.걸스힙합.로킹.팝핀 등의 강렬한 몸짓과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시: 2005년12월9일부터 오픈런
-장소: 홍대옆 비보이전용극장 SJ B-boyz 극장
-관람가: 일반 5만원, 청소년 2만원
-문의: 02-323-1957 www.sjbboyz.com

☆뮤지컬 밑바닥에서

막심 고리키의 원작 '밑바닥'을 각색한 뮤지컬 '밑바닥에서'가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2일부터 탤런트 김정화가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밑바닥에서'는 지난해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음악상을 수상하며 언론과 관객들의 갈채를 받은 작품. 러시아의 허름한 선술집을 배경으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네 삶 어디엔가 움트고 있는 희망을 노래한다.

-일시: ~8월 30일
-장소: 상상나눔시어터
-관람가: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4000원, 청소년 1만5000원
-문의: 02-765-8108 www.openrun.co.kr

[공연 프리즘] '전달'의 묘미를 만끽하라

뮤지컬 '아이 러브 유'를 보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함께 본 동료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그런데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뭐지?"라는 질문에 순간 당황했다. 불과 20분 전에 너무나도 재미있게 본 뮤지컬이지만, 놀랍게도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없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뮤지컬을 보는 내내 노래 자체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사실 뮤지컬이라고 하면 뇌리에 남아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통념이다. 하지만 '아이 러브 유'는 그러한 통념에서 조금은 자유롭다. 설사 집으로 향하면서 되새김하는 멜로디는 없어도 작품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간판으로 내세울 만한 멜로디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아이 러브 유'가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한마디로 '전달'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아이 러브 유'의 대본은 번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자연스럽다. 위트 넘치는 대사와 노랫말이 주는 재미는 익히 알려진 바고 더 놀라운 점은 그 텍스트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일단 무대 위에서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노래하는지 '들리는' 뮤지컬을 본 게 실로 얼마 만이던가? 대사 부분은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95퍼센트 이상의 노랫말이 무리 없이 전달되고 있었는데, 이는 창작 뮤지컬이건 번안 뮤지컬이건 흔치 않은 일이다.

처음, 머릿속에 맴도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에 당황했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멜로디가 주는 묘미는 다른 곳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아이 러브 유'도 다른 뮤지컬들과 마찬가지로 대사와 노래가 번갈아 가며 드라마를 이끌어 가지만, 이 작품의 특징은 그 둘 사이의 매듭을 느낄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노래가 나오는 부분도 철저히 대사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이 러브 유'의 멜로디는 그 자체를 위한 멜로디가 아니라, 말의 전달을 극대화하는 멜로디인 셈이다. 음악과 텍스트가 똘똘 뭉쳐있다고 할까? 대본의 내용이 주는 재미와 더불어 관객들은 그 말들이 노래를 통해 전달되는 묘미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은 소위 대중 예술이다. 무대 위의 화려한 비주얼과 중간 중간 멋지게 터져 나오는 노래들이 쇼의 중요한 일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대중 예술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전달이다. 들리지 않는다면 대중적이라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뮤지컬이 노래자랑의 수준을 넘어 그 속에서 탄탄한 대본이 영리한 음악을 통해 전달되는 묘미를 경험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 글 임양혁(공연기획자, 쇼노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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