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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뼈로 만든 그릇·북·피리 … 티베트 불교미술엔 영혼이 숨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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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티베트의 자연환경은 척박하다. 평균 고도 4000m. 이방인들은 숨 쉬기조차 힘들다. 오늘의 티베트를 세계에 알린 단어는 불교와 정치다. 중국에 나라를 빼앗기는 비극적 상황에서도 영원에 대한 믿음을 지켜왔다. 망자의 시신을 바람에 맡기고, 독수리의 먹이로 바친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고, 오늘 죽어도 내일 다시 태어난다고 확신한다.

그런 믿음 때문일까. 티베트 불교 용구 가운데는 인골(人骨)을 이용한 경우가 많다. 사람의 두개골로 부처께 재물.음식 등을 공양하는 그릇(촉루배.사진)을 만들었다. 그릇 바깥에는 육자진언(六字眞言) '옴마니반메흠'(티베트인들이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부르는 주문)을 새겼다. 또 사람 뼈로 북과 피리를 만들기도 했다. 육신은 사라져도 영혼은 남는다는 믿음의 반영이다.

티베트 불교를 알아보는 전시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가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 원서동 한국불교미술박물관에서 열린다. 티베트 고유의 샤머니즘에 인도.중국에서 받아들인 불교를 결합해 '티베트 밀교(일명 라마교)'를 빚어낸 심성을 읽을 수 있다. 불상.사경.의식구.공예품 등 모두 130여 점이 선보인다. 전시품과 관련 탕카(불화)를 한 공간에 전시, 티베트 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매달 둘째.넷째 토요휴업일(놀토)에는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02-766-6000.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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