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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가치 실현 선도-공기업 시리즈④ 종합] 11년째 민관 합동 ‘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 진행 … 건축과 대학생들 재능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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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희망을 담는 청년들이 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여름 남다른 열정으로 뭉친 한남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충북 옥천의 한 농촌 마을(보오마을)을 찾았다. 도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 환경이 열악한 농촌은 낡고 오래된 주택이 많아 보수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각자의 재능과 전공을 살린 건축학과 학생들이 농촌 지역 취약계층 가구의 위생과 안전 등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다솜둥지복지재단이 추진하는 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 현장. 지난해 6월 26~30일 진행한 가평군 상면 연하리 대진대 봉사팀 모습.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와 다솜둥지복지재단이 추진하는 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 현장. 지난해 6월 26~30일 진행한 가평군 상면 연하리 대진대 봉사팀 모습.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다솜둥지복지재단은 ‘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농촌 희망家꾸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최영태 한남대 건축학과 학생은 “전공을 살려 재능기부를 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며 “농촌에 계시는 어르신을 직접 만나 뵙고 선후배 봉사자와 함께하면서 ‘나눔은 기쁨’이라는 배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재능나눔’

학생과 교수로 구성된 대학생봉사단의 도움을 받아 깨끗한 집을 마주한 보오마을의 염 씨 할머니는 “손자 손녀 같은 학생이 덥고 궂은 날씨에 고생을 많이 했다”라면서 “집이 너무 낡아 손도 못 대고 애만 태웠는데 부엌과 안방에 곰팡이 슨 벽지를 바꿔주고 천장도 수리해주어서 이제 잠이 잘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농어촌 지역은 우리나라의 1인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시대에 다가섰지만 여전히 성장 혜택에서 소외되고 낙후됐다. 농어촌지역 주택 중 28.4%에 달하는 104만5000호가 지은 지 30년 이상 된 곳들이다. 3곳 중 1곳 정도가 낡고 오래된 노후 주택인 셈이다. 이러한 공간에 거주하는 대부분이 독거노인이거나 장애인·이주여성 등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자비를 들여 집을 고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농촌 지역 취약계층 가구의 주거환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민관 합동의 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을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도시민 등 사회봉사단체의 인력과 재능을 더하고 정부는 봉사활동에 필요한 재료비·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형태다. 그동안 2만5000명이 넘는 봉사자가 참여해 약 3100가구의 집을 고쳤다. 올해는 전국 13개 대학의 건축 관련 전공 교수와 학생, 14개 직능·사회봉사단체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달까지 250가구의 집을 고쳤다. 연내 농촌 지역 취약계층 가구 320구의 집을 수리봉사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박경희 과장은 “10년이 경과한 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 실적(3100가구)이 농어촌 지역에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 주택 대비 0.3%에 불과하다”라면서 “지속적인 예산의 증액을 통해 보다 많은 농촌 지역 취약계층 가구가 만족도 높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디자인=배은나 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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