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음 ~ 차에 녹아든 중국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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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차 한잔에 담은 중국의 역사
강판권 지음, 지호, 360쪽, 1만8000원

차(茶) 하면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문헌상에 멸망한 은나라 유민이 주나라 무왕에게 바친 조공 품목에 차가 등장한다고 하니 중국 차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 됐다. '차 한잔에 담은 중국의 역사'는 은은한 차향과 함께 중국사의 여러 장면을 만나게 해주는 독특한 교양서다. 위진남북조시대 위나라에서 차를 소재로 한 시가 최초로 탄생했다든가, 동진 시대에는 황제 전용 차밭이 처음 등장했다든가, 수나라 문제(文帝)가 심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차를 달여 마셨더니 씻은 듯이 나았고 이를 계기로 중국에 본격적인 차 문화가 시작됐다든가 하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

또 아편전쟁을 '차와 아편의 만남'이라고 설명하는 등 중국 역사의 주요 고비마다 등장하는 차의 면면이 꽤 흥미롭다. 저자인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지성사, 2002)'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민음사, 2003)등을 통해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접점 찾기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 책 역시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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