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7백 년 사 총체적 복원|문공부 백제문화권 정비 4개년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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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공부가 6백45억 원을 들여 백제문화권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정비를 추진해나가는 것은 백제가 서울·부여·공주∴익산 등 중서부 지대에서 6백78년간 존립하면서 독자적 문화를 형성했으나 7C 신라에 병합되면서 문화적 실체와 사료가 대부분 인멸되었기 때문에 그를 복원하자는 것이다.
백제문화권 정비의 필요성은 신라문화권이 비교적 잘 보존되었고 또 발굴·정비도 된데 비해 가시적 유적이 적다는 이유로 늦어졌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 강조되어왔다. 정부는 79년부터 90년까지 12년 계획으로 백제문화권 정비계획을 수립했으나 예산 부족 등으로 큰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번 정비계획은 6백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 구체적인 작업을 가능케 하고 있다.
백제문화권 정비사업은 ▲서울 백제고도 지역 ▲(무산지역 등 4개 지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문공부는 그러나 지금까지 유적·유물의 평면적인 「점 단위」보존·정비에서 나아가 서울·공주·부여·익산의 유적들을 시대적·체계적으로 상호 연계하여 보존·정비함으로써 백제 사를 총체적으도 복원하는 작업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백제문화는 가시적인 것이 적기 때문에 발굴조사를 철저히 하고 역사관건립·모형제작 등 가시적 조형을 많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공부는 백제 유적보존·정비와 문화재 보존관리에 관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여에 백제문화재연구소를 설치하는 한편 유적을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관광사업과 청소년역사교육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백제문화권 정비 4개 지역 54개 사업은 서울대·충남대·공주사대·원광대 등의 박물관·부설연구소에서 기초학술조사를 하고 문화재 위원회에서 심의하여 확정했다.
서울지역의 중요사업은 ▲석촌동 고분군 ▲몽촌토성 ▲풍납토성 ▲방이동 고분군 ▲암사동 선사주거지의 정비다. 석촌동 고분군은 1만5천 평의 사적지에 여러 형태의 무덤이 공존하고 있어 중요시된다.
몽촌토성에는 백제역사관이 세워진다.
공주지역은 공산성의 발굴과 토성정비·추정왕궁지 정비 등에 50억 원이 투입되고 송산리 고분군도 정비한다. 기타 갑사 등 15개 단위 문화재도 대상에 포함됐다.
부여지역은 부소산성일대에 1백억 원을 들여 왕궁지 발굴·현 부여박물관 이전 등의 사업을 하고 정림사지·능산리 고분군·궁남지 등도 발굴, 복원·정비된다.
익산지역에서는 미륵사지와 왕궁평 유적이 중요대상이 된다.
미륵사지에는 역사관을 세워 거대한 옛 미륵사 사찰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고 연못도 복원한다.
또 동탑도 복원한다. 미륵사의 현존 서 탑과 없어진 동 탑은 당시 불교 권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형태의 석탑으로 가치가 높다. 동탑은 올해부터 설계에 들어갔는데 27억의 예산이 확보됐다.
익산 미륵사는 최근 발굴에서 국내 최대의 강당 터가 나오는 등 삼국시대의 가장 큰 가람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익산지역은 미륵사와 함께 왕궁 유적·제석사지·저토성 등이 함께 정비되어 익산지역의 백제 사에서의 위치가 새롭게 정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제문화권에 대한 정비는 우선 정확한 학술적인 조사·발굴이 필요하다. 문공부는 발굴·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중요한 유적이 나올 경우 정비 계획을 수정하더라도 발굴·연구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것은 가시적인 유적의 드러냄에 급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앞으로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꼭 견지해 나가야 할 태도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대학 연구소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하고 설립될 백제문화연구소에 우수한 연구진을 배치하고 양성하는 작업도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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