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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문 대통령에 21발 예포로 최고 예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18일 오전 평양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 일행에 사상 최초로 예포를 발사하는 등 ‘국빈급’ 대우를 제공했다.

순안공항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도착하기 전부터 수 백명이 넘는 평양 시민들이 한반도기와 인공기, 꽃다발을 들고 대기했다. 레드 카펫 앞으로는 300명 규모의 북한군 육·해·공군 의장대와 군악대 등이 의장 행사를 위해 도열을 마친 상태로 문재인 대통령을 맞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세 번째다. 앞서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그러나 지난 두 차례 사열 때와 달리 이번에는 도착 직후 곧바로 사열이 이뤄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인민군을 사열할 때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영접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의장대 사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영접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의장대 사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상회담을 위해 남북 정상이 만날 때 예포가 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물론이고 지난 4월 판문점에서 개최됐던 정상회담 때에도 예포 발사 의식은 생략됐었다.

특히 21발의 예포가 발사된 것은 공식 의전에서 최고의 예우를 뜻한다. 21은 서양에서 행운의 숫자인 3과 7을 곱해서 나왔기 때문에 큰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예포의 발사 수는 세계 공통으로 정해져 있으며 직위에 따라 차이가 난다. 대상에 따라 2발 간격으로 홀수로 쏘며 11발 미만은 없다. 대통령·국왕·여왕 등 국가원수의 경우 21발, 부통령이나 총리는 그보다 2발 적은 19발을 쏜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환영행사에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며 최고 예우 수준을 갖췄다.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을 뿐 아니라 예포 21발을 통해 최고의 예우를 한 셈이다.

북한은 최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도 21발의 예포를 발사한 사례가 있다.

두 정상은 의장 대장의 경례를 받고, 단상 아래로 내려가 의장대를 사열한 뒤 오전 10시15분께 분열대에 올랐다. 두 정상이 나란히 선 분열대 앞으로 육·해·공군 의장대가 차례로 분열을 했다.

환영식 의전 행사가 모두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미리 준비된 의전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평양=공동취재단,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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