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간염백신 시장서 한국도 "한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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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국내의약품이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대돼 이 지역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고 기술 수입국으로 인식돼 오던 한국의 제약산업이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프랑스 등이 독점해온 동남아지역의 간염백신시장에 한국의 제일제당이 개발한「헤팍신-B」가 참여해 경쟁을 벌이게 됐다는 것.
「헤팍신-B」의 동남아 진출은 금년 초 영국의 의약전문지 스크립지에 의해 세계적인 신약으로 선정됨에 따라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다 최근 수년간 중국·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에서 실시중인 다른 제품과의 비교임상실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것. 이는 가격 면에서도 동남아지역의 간염퇴치용으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간염연구그룹을 이끌고 있는 「스윙요」박사팀의 임상연구에 따르면 「헤팍신-B」의 항체생성률은 소아의 경우 1백%, 성인의 경우 94%의 면역효과를 보인 것으로 최근 학계에 보고됐으며 필리핀과 태국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
이처럼 동남아지역에서 간염백신시장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들 국가의 간염바이러스 보균자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 국가별 간염보균율은 필리핀 11%, 태국 10%, 버마 9.9%, 인도 5 %, 중국 8.9%, 인도네시아 5∼20%, 말레이시아 9.4% 등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는 미국 스미스클라인사의 「엔제릭스B」가 간염백신의 75%를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를 미국의 머크사, 프랑스의 파스퇴르사가 나눠 점유하고 있다.
한편 제일제당 측은 의약품 수출목표를 금년의 6백만달러에서 내년에는 1천3백만달러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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