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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대만·홍콩 표기에 뿔난 中 네티즌 “판매금지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에서 1차 판매국 명단. 미국령을 표기한 버진아일랜드와 달리 대만, 홍콩에 중국 표기를 하지 않았다고 중국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애플 캡처]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에서 1차 판매국 명단. 미국령을 표기한 버진아일랜드와 달리 대만, 홍콩에 중국 표기를 하지 않았다고 중국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애플 캡처]

지난 12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에서 홍콩과 대만, 중국을 개별 시장으로 표기한 것을 놓고 중국 네티즌들이 “주권 무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혁신 없고 가격 비싸” 중국 매체 반응도 냉랭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 필 실러는 이날 “아이폰 Xs는 9월 21일 이들 모든 시장에 출시를 시작한다”며 1차 판매 지역을 언급할 때 배경 화면에 세계 30개 국가 및 지역의 국기를 보여줬다. 중국, 홍콩, 대만이 포함됐으며 마지막으로 미국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를 열거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과 달리 홍콩, 대만 앞에 중국 표기를 의도적으로 빠뜨렸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중앙은 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버진아일랜드 앞에는 미국을 표시해 영국령과 구분하면서 왜 홍콩과 대만 앞에는 ‘China’를 표시할 수 없었나?”며 항의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중국 법률 위반이다. 판매를 금지하라”는 등 수 천건의 댓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환구시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13일 애플의 발표회를 비난했다. “애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아이폰 세계시간에 마카오와 타이베이를 중국의 도시로 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애플은 정치적 인식이 부족하다”며 “중국 영토 표기에 이중 기준을 둔다면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대만을 분리할 수 없는 영토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국은 올들어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가 홍콩과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기했다며 정정과 사과를 받아냈다. 중국에 취항하는 44개 외국 항공사에게도 웹사이트에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기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중국 매체는 이번 아이폰 신제품에 혁신적 발전이 없다며 경쟁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올해 2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이자 중국 최대 휴대폰 제조사로 올라선 화웨이(華爲)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위청둥(余承東)는 아이폰 발표회 직후 웨이보에 “문제없다. 10월 16일 런던에서 만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3개 렌즈 카메라를 장착한 P20 모델을 선보인 화웨이는 오는 10월 런던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차이나데일리도 14일 “올해 아이폰 업그레이드는 중국 소비자에게 냉담한 반응을 받을 것”이라며 “가장 고가 모델이 1만2799위안(209만원)”이라며 변화 없는 디자인과 비싼 가격을 이유로 꼽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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