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객기, 영 마을에 추락|탑승자 258명 모두 사망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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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 발 뉴욕 행 팬암사 보잉747>
【런던·뉴욕로이터·UPI=연합】승객과 승무원 등 2백58명을 태우고 런던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미 팬암항공 소속 보잉747점보 여객기가 2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남쪽의 한마을에 추락, 폭발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및 미 당국자들과 현지 목격자들이 말했다.
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6시25분 런던의 히드로 국제공항을 이륙, 뉴욕의 케네디 국제공항을 향해 운항하던 중 오후 7시19분 스코틀랜드 항공관제탑과 마지막 교신을 한 후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5백30㎞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로크비 마을에 추락, 폭발했다고 영국교통성의 「버티겐스」대변인이 밝혔다.
이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는 즉각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지 목격자들은 탑승객 중 생존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방송은 또 이 여객기가 사고현장인 스코틀랜드의 로크비 마을에서 글래스고 마을로 통하는 도로에 추락하기직전 인근 주유소와 주택들을 들이받고 폭발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여객기의 추락순간 약90m에 달하는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화염에 휩싸였으며 여객기 추락으로 피해를 본 주민 부상자들이 스코틀랜드의 덤프리스시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미 항공국의 「버겐」대변인은 아직 탑승자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들 중 대부분이 미국인들이라고 밝혔다.
이 여객기는 추락직전 스코틀랜드항공관제탑의 레이더 스크린에서 사라졌으며 마지막 송신을 가졌었다고 영국 항공당국은 말했다.
사고지역 담당경찰은 이번 사고로 최소한 15명의지상 주민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여객기에는 어린이 3명 등 승객 2백43명, 그리고 15명의 승무원 등 모두 2백58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팬암사 측은 밝혔다.
승객들 가운데는 교환교육을 마치고 귀국하는 미 뉴욕주 시라큐즈대 학생 38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서 이미 폭발한 듯>
팬암기 사고 목격자들은 추락 때 하늘에서 불길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고 말해 팬암기가 이미 공중에서·폭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 팬암기는 지상에 떨어지면서 주유소 1개 소와 공장을 들이받고 퉁기면서 두 동강이 난 채 불길에 휩싸였으며 사고장소 주변에는 비행기 문짝 등 갖가지 파편이 즐비하게 흩어져있었다.
사고 직후 잉글랜드와 글래스고를 잇는 도로가 완전 폐쇄됐다.
비행기가 들이받은 주유소 등은 물론 몇 대의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으나 사고직후 불길이 너무 강해 구조반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승객 대부분 미국>
사고기의 승객명단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승객 대부분은 미국인들로 갖가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들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사고기는 런던 경유 전 서독 프랑크푸르트에서 이륙했었다.
승객 가운데는 스웨덴의 나미비아주재 판무관 「베른트·칼손」씨, AP통신 국제국장 「존·멀로이」씨 가족 등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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