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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명 찾는 KTX 공주역, 세종역 추진에 안절부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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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설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KTX역사( 驛舍)가 수난을 겪고 있다. 공주역은 이용객이 하루 평균 500여명에 불과한 간이역 수준이어서 비상이 걸렸고, 오송역은 이름 변경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공주역 2015년 4월 운영시작, 당초 예상 2000명에 훨씬 못미쳐 #오송역은 "지역 대표성 떨어진다"며 역사 이름 개명 논란 한창

2015년 4월 문을 연 KTX 공주역 승·하차 누적 이용객은 56만2600명이다. 2015∼2017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516명이다. 올해는 지난 7월까지 12만325명(하루 평균 570명)이 다녀갔다. 역사 건립 당시 기예상치인 하루 평균 2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KTX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사. [연합뉴스]

KTX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사. [연합뉴스]

최근에는 KTX 세종역 신설 필요성이 세종시와 정치권 등지에서 잇따라 제기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주역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184억원을 들여 지상 2층(연면적 5273㎡)규모로 만들었다. 공주역 위치는 2006년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 수립과 동시에 확정됐다. 호남고속철 분기(分岐)역인 오송역과 익산역 사이 중간지점을 선택했다. 오송역, 익산역과 각각 43㎞, 45㎞ 떨어져 있는 허허벌판에 지었다. 공주 시내와17㎞ 정도 떨어져 있다. 이용객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주역에 KTX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공주역에 KTX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공주시는 우선 올해 중 하루 평균 이용객 600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충남도와 함께 2030 역세권 광역도시계획과 거점 육성형 지역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주변 인프라 개선도 서두르고 있다. 인근을 지나는 공주시 이인면 지방도 선형개선 사업도 했다. 국도 23호∼40호 연결사업과 세종시 신도시∼공주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건설사업이 조기에 시행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민간투자 유치와 공공기관 이전 등 KTX 공주역 역세권 개발도 착실히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부ㆍ호남 KTX 분기점인 오송역은 역 명칭을 바꾸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오송역은 청주시와 청원군으로 나눠져 있던 때인 2010년 11월 1일 개통했다. 당시 청원군은 ‘오송역’을, 청주시는 통합을 염두에 두고 ‘청주오송역’을 제안했다. 이후 한국철도공사가 오송역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2015년 호남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청주시의회 일부 의원이 “‘청주오송역’ 또는 ‘청주세종역’으로 바꾸면 청주 오송과 세종의 위치를 더 정확히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개명을 제안했다. 하지만 오송 주민의 반대로 개명은 무산됐다.

KTX오송역. [중앙포토]

KTX오송역. [중앙포토]

최근 오송역 개명 움직임은 청주 시민들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KTX명칭개정시민위원회’ 지난달 정기회의를 열고 현 오송역 명칭을 ‘청주오송역’으로 개정키로 했다. 시민위는 청주시에 명칭 개정을 위한 행정 절차 이행을 요청할 계획이다. 여론 조사 결과 청주시민 75.6%, 오송 주민 79.7%가 역 명칭 개정에 찬성했고, 대부분 ‘청주오송역’을 선택했다.
유철웅 오송역개명위원장은 “전국의 KTX 역사에 설문했더니 ‘오송역을 안다’는 답변한 사람들은 80%지만, ‘위치를 안다’는 답변은 50% 이하로 나왔다”며 “청주오송역으로 역 명칭을 바꾸면 청주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X 오송역의 명칭 개정을 반대하는 오송 주민모임은 “오송역을 개명하는 것은 세금낭비이고 주민 갈등만 불러 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역 검토 지점

세종역 검토 지점

이런 가운데 KTX 세종역 설치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세종시와 민주당이 세종역 신설 의지를 밝히자 ‘KTX세종역 신설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재가동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지난 12일 청주 충북도 국토균형발전‧지방분권촉진센터에서 긴급운영위원회를 열어 “KTX세종역이 건설되면 호남선 고속철도는 저속철이 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결의했다. 공주시와 공주시 의회도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공주·세종=김방현·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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