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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세종역 생기나...신설 논란 재점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역 재추진을 거듭 밝힌 데다 세종이 지역구인 이해찬 민주당 당 대표가 세종역 신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충남은 지금까지 줄곧 반대 입장이었으나 양승조 충남지사는 최근 KTX 세종역에 개인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 충북은 결사반대하고 있다.

충북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KTX 세종역 반대 범도민 대책위원회가 세종역 신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충북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KTX 세종역 반대 범도민 대책위원회가 세종역 신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이춘희 세종시장은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행정안전부 등 정부 기관이 추가로 이전하면 교통 수요가 늘어난다”며 “경제성을 보완한 뒤 내년에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세종시를 통과하는 호남고속철도에 KTX 세종역이 들어서면 대전 유성 지역 주민까지 혜택을 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시장은 최근 민선 7기 공약과제 보고대회에서 KTX 세종역 설치에 대한 장기적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다.
KTX 세종역은 지난해 4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해BC(benefit/cost)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이 부족(0.59)한 것으로 나와 더 이상 추진되지 못했다.

이해찬 대표, 이춘희 세종시장 건설주장 #충북은 "오송역의 기능 약해진다"며 반발

양승조 충남지사도 지난 4일 충남도청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세종역 문제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부처 대부분이 세종시에 내려와 있고 충청권 교통망으로 볼 때도 KTX 세종역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 지사는 “KTX 오송역이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제 아래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살펴야 하고, 충청권 공조가 깨지거나 갈등을 빚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당 대표는 당 대표 선거기간에도 세종역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KTX공주역. [중앙포토]

KTX공주역. [중앙포토]

충북은 반대하고 있다. 이두영 KTX세종역추진범도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세종역 건설을 다시 추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KTX세종역 설치를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영 위원장은 “세종역 대신 대전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지하철을 연장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면 세종시 교통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KTX 세종역 논란이 본격화한 것은 세종시가 2014년 2월 발표한 2030도시기본계획에 역 신설 방안을 포함하면서부터다. 세종시가 2030년까지 인구 80만명의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KTX역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유한식 당시 세종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공론화했지만, 그가 낙선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지난 4.13 총선에서 이해찬 의원이 공약하고 이춘희 세종시장까지 동조하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이 의원은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호남고속철도에 세종역을 만들어 일부 KTX열차를 정차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이 제안한 세종역 예정지는 오송역에서 광주 방향으로 21㎞ 거리다. 여기서 다시 공주역까지는 22㎞ 떨어져 있다. 간이역이어서 건립 예산도 500억원 안팎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충북은 세종시 관문 역할을 하는 오송역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오송역 주변 상권도 위축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충남은 공주역이 위축될 거라며 반대해왔다. 대전은 KTX 정차 횟수가 크게 준 호남선 서대전역 활성화는 물 건너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김방현·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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