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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IFM인베스터스 브렛 힘버리 대표 “국민연금 수익률 올리고 싶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합쳐라. 그리고 분산하라.”

세계 3위 인프라 전문 투자운용사 #호주 27개 연기금 직접 출자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야 위험 분산 #상장주식보다 인프라 변동성 적고 수익률 높아

낮은 수익률로 몸살을 앓는 한국 국민연금과 각종 퇴직연금에 대한 호주 자산운용사 IFM인베스터스 브렛 힘버리(사진) 대표(최고경영자)의 조언은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을 방문한 힘버리 대표를 11일 인터뷰 했다. 그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호주의 연기금 제도는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복수의 고용주(연기금) 자금을, 최대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고도로 전문화된 신탁위원회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렛 힘버리 IFM인베스터스 대표는 11일 인터뷰에서 연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로 자산 종류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IFM인베스터스]

브렛 힘버리 IFM인베스터스 대표는 11일 인터뷰에서 연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로 자산 종류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IFM인베스터스]

IFM인베스터스의 이력은 독특하다. 호주 27개 연기금이 공동으로 출자해 1990년 설립했고, 운용 자산 1110억 호주달러(약 89조원) 규모의 호주 1위, 세계 3위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전문 운용사로 성장했다. 한국 정부가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개별 또는 복수의 퇴직연금을 기금화해서 자체적으로 투자ㆍ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덕에 탄생할 수 있었던 회사다. 호주는 80년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했다.

IFM인베스터스는 장기 투자가 가능한 연기금 특성 덕에 인프라 부문에 특화한 자산운용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프라ㆍ부동산 같은 대체투자 비중을 10% 수준으로 유지하는 국민연금과는 상반된 선택이다.

힘버리 대표는 “총 운용자산(1110억 호주달러) 중 40%를 세계 인프라 자산에, 30%를 채권에, 나머지 30% 미만을 상장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인프라ㆍ부동산 등 대체투자가 위험하다는 인식은 인정하지만 20여 년을 통틀어 봤을 때 인프라 투자의 연 수익률은 8~12%이었던 반면 상장 주식은 7~9%였고 변동성도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대신 전제 조건이 있다고 했다. “단순히 인프라 자산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며 “인프라 자산도 하나의 기업이란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공항의 방문객을 늘릴까’ ‘항만에 더 많은 배를 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해당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국내 ‘맥쿼리인프라펀드(MKIF)’ 운용권을 둘러싼 호주계 맥쿼리자산운용과 국내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의 다툼에 대해 물었다.

브렛 힘버리 IFM인베스터스 대표는 ’투자 환경이 어려울수록 운용 보수를 낮춰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을 높이는 ‘기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IFM인베스터스]

브렛 힘버리 IFM인베스터스 대표는 ’투자 환경이 어려울수록 운용 보수를 낮춰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을 높이는 ‘기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IFM인베스터스]

그는 “맥쿼리와는 공동으로 투자하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도 한다. 동시에 IFM인베스터스는 맥쿼리투자은행의 고객”이라며 “그런 까닭에 맥쿼리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다만 지난 4일 IFM인베스터스가 연간 운용 보수 중 7.5%를 투자자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한 사실을 얘기하며 에둘러 답을 대신했다.

“저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각국의 재정ㆍ통화정책은 바뀌고 있고 지정학적 불안도 계속되는 등 투자 환경이 까다롭게 바뀌고 있다. 투자 환경이 어려울수록 운용 보수를 낮춤으로써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을 높이는, 이런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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