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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中 대북제재 어기고 북한과 무역 재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 북한산 석탄을 구매하는 등 대북제재를 어기고 북한과 합법, 불법적 무역을 재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미국 NBC 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6월 최소 10척의 북한 화물선이 중국 석탄 부두 입항 #평양행 여객기 연일 매진...건설 프로젝트도 재개돼

중국 소유 카이샹호가 지난해 8월 31일 북한 항구에서 석탄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이 이 사진을 제출하고 해당 선박의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구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뉴시스]

중국 소유 카이샹호가 지난해 8월 31일 북한 항구에서 석탄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이 이 사진을 제출하고 해당 선박의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구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뉴시스]

방송은 해상 자료업체 윈드워드에서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지난 5∼6월 적어도 10척의 북한 화물선이 중국 산둥(山東)성 룽커우(龍口)항의 석탄 부두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5월 이전에는 북한 선박의 룽커우 항구 입항이 없었다.

단둥시(丹東)로 향하는 북·중 접경지역 인근 다리를 통한 수송 물량도 점점 증가해 석탄을 실은 작은 트럭들이 다리 위로 이동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혔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방송은 전직 미국 관료들과 전문가들을 인용, 중국이 최근 몇 달 간 석탄 수송부터 건설 프로젝트, 관광 재개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의 대북 무역을 재개해 북한에 구명줄을 던져줬다고 분석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NBC 방송에 “트럼프 행정부가 자랑해온 ‘최대 압박’은 이제 기껏해야 ‘최소 압박’(Minimal pressure)이 됐다. 이는 지렛대의 엄청난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교착과 관련해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NBC 방송은 이어 “압박 캠페인을 다시 원 상태로 돌리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의 진보 정권도 북한과의 경제적 관여를 촉진하고 있고, 워싱턴과 북한의 무역을 옥죄려는 생각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중국이 지난해 연료 공급을 줄이면서 치솟았던 북한의 휘발유 가격이 지난 3월부터 지속해서 하락햐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대북 관광도 6월부터 급증해 북한에 경제적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즘 중국발 평양행 여객기가 정기적으로 매진되고 기차 여행은 적어도 2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측도 몰려드는 수천 명의 관광객을 맞을 여행 가이드를 동원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활동도 재개돼 중국 투먼(圖們)시와 북한 남양시의 합동 다리 프로젝트에 노동자와 중장비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루커스 쿠오 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외국 조업 선박이 증가세를 보였다며 북한이 유엔 제재의 ‘조업권 거래 금지 조항’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정보 관리는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에서 아직 의미 있는 변화는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북 무역은 늘어날 지 모르지만, 제재 이행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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