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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수 배우게 매달 겨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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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한달에 한번씩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17일 한.일 올림픽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끝난 뒤 일본의 야마모토 마사쿠니 감독이 한 말이다. 약간의 과장과 농담이 섞이긴 했지만 야마모토 감독의 '혼네(本音.진심)'가 담긴 말이었다.

야마모토 감독은 7월 23일 도쿄 1차전(1-1 무승부) 이후 "한국이 두렵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한국 올림픽팀에 대해 경외감을 넘어 공포심까지 갖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가 이번 2차전의 완패를 계기로 자존심을 완전히 접고 '한국팀에서 한수 배우겠다'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것이다.

일본은 나카타.오노 신지.나카무라.이나모토 등 20대 중반의 '골든 제너레이션'이후 뚜렷한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올림픽팀의 경우 대부분이 J-리그 하위팀 소속이며 J-2 소속도 4명이나 된다.

야마모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정신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국 올림픽팀에 대해서는 월드컵 무대에서 뛴 선수가 포함돼 자신감과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월드컵 준결승에서 뛴 선수가 있는 팀과 경기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했다.

아테네 올림픽 최종 예선은 내년 봄에 열린다. 3개 조로 나뉘어 각조 1위가 아테네행 티켓을 쥐게 되며, 한국과 일본은 1그룹 시드를 배정받아 다른 조에서 경기하게 된다. 중국과 같은 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일본으로선 한국과 자주 경기를 벌여 실전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다.

야마모토 감독의 제안에 대해 김호곤 올림픽팀 감독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감독은 "일본은 조직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라며 "다만 일본과 1대1로 하기보다 유럽과 남미의 아주 강한 팀을 불러들여 내년 2월께 제주도 같은 따뜻한 곳에서 '4개국 대회'를 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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