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의 반격 … 소렌스탐, 5년 독주 끝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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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카리 웹이 18번 홀 그린에 들어서면서 손을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윌리엄스버그 AP=연합뉴스]

2라운드 17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소렌스탐. [윌리엄스버그 AP=연합뉴스]

2000년 LPGA투어 상금랭킹 1위는 카리 웹(호주)이었다. 2위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박세리(CJ)는 12위에 그쳤다. 이듬해인 2001년엔 판도가 달라졌다. 소렌스탐이 상금왕 타이틀을 따냈고, 박세리가 2위로 올라섰다. 웹은 '넘버3'로 내려앉았다. 소렌스탐과 박세리가 '뜨는 해'라면 웹은 '지는 태양'이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2006년. 32세의 카리 웹이 부활하고 있다. 웹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킹스밀 골프장에서 끝난 LPGA투어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로 우승했다. 그의 최종 스코어(270타)는 2003년 박세리(CJ)와 2004년 박지은(나이키골프)이 차례로 기록했던 대회 최소타(275타)를 5타 줄인 새 기록. 2위를 7타 차로 따돌리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손쉽게 우승했다. 지난달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했던 웹은 이로써 시즌 2승과 함께 상금랭킹 1위(93만5000달러)로 올라섰다. 벌써 웹의 시대가 다시 온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도 적잖다.

반면 소렌스탐(36)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내리막길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하며 '골프 여제'란 칭호를 얻었던 그녀. 하지만 올 들어선 슬럼프 기미가 뚜렷하다. 올해 여섯 차례 대회에 출전해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달 플로리다스 내추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선 3오버파를 치며 임성아(농협)에게 역전패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선 2라운드 합계 4오버파를 치며 4년 만에 컷오프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소렌스탐의 부진은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드라이브샷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소렌스탐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80%가 넘었지만 올해는 67%대로 떨어졌다. 아이언샷 역시 무뎌지는 기색이다. 지난해 77%를 넘던 그린 적중률이 72%대로 떨어졌다.

소렌스탐은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서 컷오프 탈락한 뒤 "내가 생각한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선 한희원(휠라코리아)이 합계 7언더파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함께 공동 2위, 김미현(KTF)과 장정(기업은행)이 공동 7위(합계 4언더파)에 올랐다. 또 이지영(하이마트).김주미(하이트맥주).안시현이 나란히 공동 10위(3언더파)를 차지하는 등 모두 6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올랐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박세리는 공동 25위에 머물렀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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