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배우 폴·뉴먼, 병든 어린이들에 여생 바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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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식가인 미국 영화배우 「폴·뉴먼」(63)의 요리법이 병든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폴·뉴먼」은 88년 여름 미국 서부의 코네티컷주 북동부 광산촌에 「작은 갱들의 캠프」를 연 것이다.
여러 명의 트러블 메이커가 등장하는 「폴·뉴먼」의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그 이름을 따온 「작은 갱들의 캠프」는 7살부터 17살까지의 병든 어린이들을 위한 곳이다.
대부분이 암이나 혈액병을 앓고 있는 경우인데 「뉴먼」은 그들 어린이들에게 『지옥 같은 투병생활을 떠나 잠시나마 신나고 즐거운 생활을 경험케 하고 싶어 이 캠프를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푸른 계곡의 맑은 호수 앞 3백에이커의 넓은 땅에 자리한 이 캠프에는 90명의 어린이들이 약2주간을 무료로 머무를 수 있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하이킹·수영·낚시를 즐기고 커누를 탄다.
그 중의 몇몇 아이들은 쉽게 피곤해하고 또 몇몇은 팔이나 다리를 잃어 행동에 제약을 받고있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용감히, 기쁘게 갖가지 놀이에 참여한다. 이 캠프 안에서는 누구나 평등해 몸이 불편해도 특별대우는 없다.
캠프의 의료진은 예일-뉴 헤븐병원이 말고 있는데 30명의 의료진중 6명이 암 등 어린이들과 비슷한 병으로 앓다 회생한 경우다. 이들은 어린이들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실제로 10년 전만 해도 암이나 혈액병을 앓는 어린이는 거의 사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달된 의술로 어린이 암환자의 65%가 치유되고 있다고 캠프 의료담당 소장 「하워드·피어슨」 박사는 얘기한다.
캠프의 하루는 오전 6시 30분 수영장 담당 「난·브레드리」가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커버를 벗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린이들은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고 게임을 하고 치료를 받으며 마음껏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각자가 15개의 오두막집으로 돌아가 잠드는 시각은 밤10시다.
『87년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아픈 어린이를 위한 캠프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게는 젊어 죽은 친구가 있다. 인생은 변덕스런 것이고 수명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고 「뉴먼」은 말한다. 일단 생각이 떠오르자 「뉴먼」은 프로젝트가 되어 가는 것을 참지 못하고 82년 그가 저술가 「A·E·호치너」와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식품회사 주식 7백만달러분을 내놓았다.
이어 땅을 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국왕이 5백만달러를 기증하는 등 기금도 모였다. 캠프의 목적을 알게된 14명의 건축업자와 41명의 자재공급자들도 무료로 땅을 파고 콘크리트벽을 쌓아 주는 등 25만달러에 해당하는 기부를 했다.
캠프가 열리는 동안 늘 어린이들과 함께 있는 「뉴먼」은 『영화를 만드는 일보다 캠프를 만든 일에 더 큰 인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술회하고 있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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