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값 급락 확산 안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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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9.5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오히려 국가 경기 전체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재건축아파트값 급락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의 담보.신용 대출에 대한 실무 책임자인 가계여신팀장들은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아파트의 담보 대출 비율을 금융감독원의 지도 비율인 60%(3년 이상)와 50%(3년 이내)로 유지해도 부실 채권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은행 신용정책팀 조용흥 부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 비율 인하는 아파트 시세를 조정하는 관행에 따라 값 급락을 반영한 한시적인 조치로, 부동산 전반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와 강동구, 서초구, 송파구 지역의 재건축 예상 아파트에 대한 담보 인정 비율을 만기 3년 이내 대출은 50%에서 40%로, 3년 초과 대출은 60%에서 50%로 각각 10%포인트 낮췄다.

조부장은 "부동산시장 과열로 인한 거품이 2~3년 이내에 터질 것이라는 버블 논란이 있지만 융자 비율이 담보 가치의 절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 수준의 담보 대출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전반적인 아파트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민은행 가계여신팀 이동열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급락 여파가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라고 전제하고 "부동산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 오히려 오를 때보다 경제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외환 위기 직후의 부동산값 하락세도 장기간 계속되지 않은 점에 비춰 이번에도 안정적 흐름을 곧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은행 개인고객부 여신제도팀 정용기 부부장도 "부동산값이 앞으로도 계속 급락한다면 담보 대출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도 있겠지만 담보 비율이 50%도 안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또 "부동산값은 3~6개월 정도 보합 혹은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그 후에도 급격한 하락보다는 안정세쪽으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부장은 "주택 담보 대출의 경우 은행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자산 운용 분야가 되고 있다"며 "담보와 신용부분에 대한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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