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극적인 결승행...12년 만의 우승 정조준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대만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전광인이 공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남자배구가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배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대만에 세트 스코어 3-2(20-25, 25-20, 25-16, 20-25, 15-12)로 승리했다.

준결승전 엎지락뒤지락 접전 #대만에 세트스코어 3-2 승리 #9월 1일 이란과 금메달 격돌

조별리그에서 만나 풀세트 접전을 펼쳤던 두 팀은 결승 진출이 걸린 준결승전에서도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한국은 1세트 범실로만 9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서브는 번번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 세터 한선수의 토스는 대만 블로커의 예상 방향으로 향했고, 자꾸만 가로막혔다.

1세트를 뺏기자 김호철 한국 감독은 세트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휴식 대신 연습을 시켰다. 각성효과를 기대했는데 적중했다. 범실은 눈에 띄게 줄었고 한선수도 토스의 패턴을 바꿨다. 한국의 분위기가 달라지자 이번엔 대만의 실수가 이어졌다. 7-7 이후 리드를 잡은 한국은 점수 차를 벌리면서 여유 있게 세트를 가져왔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대만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정지석이 리시브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세트가 시작된 후 한국은 또다시 대만에 끌려갔다. 김호철 감독은 센터 교체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2m4㎝ 장신 센터 김재휘를 투입했는데, 절묘한 수가 됐다. 김재휘가 투입된 직후부터 대만 공격이 한국 블로커 손에 걸리기 시작했다. 10-8에서 한국은 내리 4개의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다. 점수가 순식간에 6점 차로 벌어졌다.

상승세를 탄 한국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벼랑 끝에 몰린 대만이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물론 그 빌미를 제공한 건 한국의 실수였다. 5-5에서 나온 서브 리시브 실수를 기점으로 한국이 허둥댔다. 세트 승부는 점점 더 대만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은 선발멤버 전원을 벤치멤버로 바꿔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넘어간 세트를 돌릴 수는 없었다. 세트스코어 2-2.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대만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들이 득점 후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5세트 시작과 함께 대만의 블로킹이 힘을 발휘했다. 한국은 3개의 공격을 차단당하면서 4-6까지 끌려갔다. 2점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이번엔 김호철 감독의 타임아웃이 분위기 반전의 결정적 한 수가 됐다. 8-9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8-10이 되자 김호철 감독은 타임아웃을 불러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초반 부진하면서 김재휘와 교체아웃됐던 김규민이 들어왔다. 10-11에서 김규민의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김규민은 속공까지 꽂아넣었다. 김호철 감독은 남은 타임아웃을 한 번 더 사용해 선수들을 독려했다.

타임아웃 직후 최민호가 상대 속공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13-12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진 랠리에서 이번엔 서재덕이 직접 강타로 14-12를 만들었다. 서재덕은 블로킹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뒤 바닥에 쓰러져 포효했다.

한국은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 카타르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한 이란과 다음 달 1일 오후 9시(한국시각) 우승을 다툰다.

자카르타=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