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통계청장 방식으론 소득 양극화 대폭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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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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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사진) 통계청장이 취임 전 청와대 요청에 따라 가계소득동향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을 방문해 “당시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원 신분으로 제출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하위층 소득감소율 13% → 2% 돼 #강 “취임 전 청와대 요청따라 보고 #조사방식 변경은 신중히 할 것”

그는 지난 5월 통계청의 1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조사 방식에 대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당시 통계청 조사에서는 하위 20%(1분위)의 소득이 급감하며 소득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강 청장은 가처분소득을 산정할 때 퇴직금이나 자녀로부터 받는 용돈 등 비경상소득을 제외하는 방식을 제안했는데, 이를 적용하면 올해 1분기 1분위의 소득 감소율은 12.8%에서 2.3%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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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강 청장은 “가처분 소득을 그렇게 정의하는 건 그 당시 연구자들이 통상 썼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조사 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저는 오류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청와대에) 드린 건 좀 더 디테일한 분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조사 방법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강 청장은 “예전에 제가 생각했던 것과 통계청장 보고를 받은 뒤 논의한 게 다른 부분이 있다”며 “조사 방식 변경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는 행정자료를 이용해 설문조사 방식을 보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통계 외압’ 우려와 관련해선 “조사에만 근거해 (통계를) 발표하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계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논란이 된 통계청장 경질과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통계청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조치로 보인다”며 “‘좋지 않은 상황을 좋지 않다’고 한 현재 상황을 투명하게 절차대로 공표했음에도 마치 통계 및 통계청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하더니 결국엔 청장 교체에까지 이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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