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배구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홈팀 인도네시아를 세트스코어 3-0(25-22, 25-13, 25-18)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태국과 31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남자에 이어 8강전에서 역시 홈팀 인도네시아를 상대하게 된 여자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 차(세계 랭킹 한국 10위, 인도네시아 66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부담을 안고 경기를 시작했다. 전날 남자 8강전에서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과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연경의 강타로 선취점을 뽑은 한국은 3-0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관중의 응원으로 기세가 높아진 인도네시아가 맹렬하게 추격해왔다. 순식간에 3-3까지 쫓긴 한국은 이후 인도네시아와 시소게임을 펼쳤다. 한국이 좀 달아나면 다시 인도네시아가 따라붙는 형국이었다.
자칫 첫 세트를 내주면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 22-20에서 차해원 감독은 세터 이효희 대신 이다영을 투입했다. 토스워크보다는 높이를 활용한 원포인트 블로커 역할을 기대한 것. 노림수가 적중했다. 이다영은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며 스코어를 23-20으로 벌렸다. 인도네시아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접전에서 승리한 한국은 2세트 더욱 힘을 냈다. 반대로 아쉽게 세트를 내준 인도네시아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강팀을 상대로 선전했던 약팀이 고비를 넘지 못할 경우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18-8, 10점 차까지 점수를 벌린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채 상대를 몰아붙여 12점 차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를 쉽게 따내면서 다소 느슨해졌던 걸까. 3세트 다시 첫 세트처럼 접전이 펼쳐졌다. 3세트 초반 한국은 8-7까지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그 상황에서 김수지의 서브에이스를 시작으로 내리 4점을 뽑아 점수 차를 5점까지 벌렸다. 그제야 한국은 긴장을 덜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면서 승리를 완성했다.
태국은 한국보다 세계 랭킹(16위)은 낮지만 이번 대회에서 전승(5연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조별리그에서는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일본(6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자카르타=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