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연행 후 상부 눈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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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강남 경찰서는 노태우 대통령이 시국 사범에 대한 대규모 석방·사면 조치를 발표하기 3시간여전인 지난달 27일 오전 7시쯤 대학생들이 가락동 민정당 중앙정치연수원을 점거하자 대통령 특별 담화에 마이너스 역할을 했다는 문책이 떨어질까봐 전전긍긍.
더우기 학생들이 농성 현장에서 노 대통령의 담화를 듣고 나서 『상투적인 거짓말』이라며 일소에 부치자 『큰일났다』며 안절부절.
학생들을 연행한 후에도 상부 눈치를 살피며 구속 학생을 늘려 강경 대처 입장을 밝혔다가 대통령 담화 정신에 안 맞는다고 상부에서 구속자를 줄이라고 하는 바탕에 또 한차례 곤욕. 한 경찰 간부는 『이래저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은 경찰뿐』이라고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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