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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한눈 팔 때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세계가 온통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공포의 그림자에 휩싸여 있다. 81년에 처음 보고된 이래 지금까지 WHO(세계보건기구)에 공식 보고된 환자 수는 12만4천여 명에 이르고 있으며 금년 말까지 모두15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DS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WHO는 12월1일을「세계 AIDS의 날」로 설정해 모든 사람이 AIDS의 종식을 위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AIDS의 확산 속도는 현재 기하급수적이다.
82년만 해도 12개국에서 하루 평균 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83년에는 9명, 84년 18명, 85년 33명, 86년 94명, 87년 1백97명으로 늘어왔고 금년에는 지난해의 두 배인 4백10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WHO는 항체양성자(환자는 아니지만 바이러스 감염자)도 최소한 5백만 명은 될 것이며 앞으로 5년 동안 1백만 명의 환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라 별 환자는 미국의7만6천여 명을 비롯, 프랑스·우간다·브라질·탄자니아 등의 순 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필리핀·홍콩·태국 등지에서 많은 발생을 보이고 있다.
우리 나라는 85년 이후 현재까지 환자 4명을 포함, AIDS감염자는 모두 33명(남자 20명)으로 사망6명과 이민1명을 제외한 26명이 현재 보건당국의 특별관리를 받고있다.
이중 올해 발견된 감염자가 19명으로 그전 3년간의 14명보다 많으며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약 40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AIDS는 이제 남의 일만은 아니어서 대책이 시급하다.
더우기 이번 올림픽 때 많은 외국인이 다녀갔고 내국인의 해외여행자도 늘고있어 어쩌면 이보다 더 많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학자도 있다.
국내감염자의 경우 감염경로로는 국외에서의 성 접촉이 15명, 국내 외국인과의 성 접촉이 11명, 내국인과의 성 접촉 3명, 혈액제제에 의한 것이 4명이다.
보건당국은 현재 외항선원과 성병 검진대상자(일반 유흥업소 종사자, 특수업태부, 안마시 술소·숙박업소·다방의 여 종업원 등)약25만 명을 대상으로 검진을 하고 있다.
보사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경우 미 국방 성명에 의해 입대시와 입국시 검사를 실시하고 국내에서 발견된 사람은 본국 송환하고 있어 앞으로 주한미군에 의한 감염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들의 정확한 감염실태가 우리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되지 않고 있어 문제는 남아있다.
AIDS바이러스(HIV)가 우리 몸에 칩입하면 방어기능을 맡고 있는 면역계통이 망가져 세균침입에 대응할 수 없게 되어 여러가지 증상을 나타낸다. 대개 감염 후 5∼10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체중감소, 만성설사, 임파선이 붓는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일부에서는 면역능력이 확고한 정상인에게서는 볼 수 없는 카리니 폐렴 , 카포시 육종 등으로 발전하고 뇌중추 신경계에 손상을 입혀 뚜렷한 치료 대책 없이 사망하기에 이른다.
AIDS는 일상생활 접촉(수영장, 목욕탕, 악수, 변기, 음식물 등)으로는 전파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감염자와의 동성애와 이성간 성 접촉, 마약주사, 수혈 등 혈액접촉으로 감염되고 출산시의 수직 감염도 전파경로가 된다.
연세대의대 김일순 교수(예방의학)는 AIDS의 감염경로가 잘 알려져 있어 예방은 쉬운 편이나 실천이 잘 안되기 때문에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AIDS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AIDS를 「란교에 대한 천형」으로 인식, 건전한 성생활을 위한 개인의 노력과 책임이 필요하며 당국이 양성자를 찾아 관리하는 외에 AIDS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위한 국민보건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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