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시위·위문객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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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제〓김석현기자】전두환·이순자씨 부부가 은둔 8일째를 맞은 백담사에는 연이은 재야인사·학생들의 원정시위와 위문객의 방문이 교차되는 가운데 전직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전주일대사 최경록씨가 비서관을 보내 전씨부부를 만나 위로편지 등을 전해 주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은둔이 길어지자 전씨부부 신변에도 변화가 일어 지난26일 딸 효선씨 (26) 부부가 다녀 간 후 이씨는 신경쇠약증세 등으로 몸이 아프고 전씨는 즐겨 피우던 담배도 끊고 불교에 심취하고 있다고 한 스님이 전했다.
29일 오전 11시쯤 강원도 원주 지구 재야인사· 대학생 16명이 27일에 이어 전·이부부 생포·구속처단 등을 요구하며 백담사로 가다 인제군 배면 원통리에서 경찰의 저지를 받자 「해명 사과 어림없다」는 유인물 5백장을 뿌리고 시가지에서 시위를 한 뒤 인제 천주교회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29일 오전5시5분쯤 전주일대사 최씨가 28일 보낸 비서관 이전씨부부를 문안 한 뒤 떠났으며 오전에는 한국기독교 멸공협회 청주지부장을 자칭하는 남녀 2명이 전씨 면담을 요구하다 경찰의 만류로 돌아갔다.
또 서울성배새마을 부녀회원 6명이 이날 오후 2시쯤 떡 5말과 돼지1마리를 경호원들에게 전달했고, 서울연희동에 산다는 60대 남자가 귤 등 과일2상자를 전세 택시에 싣고 와 백담사입구 경호원에게 전하고 돌아갔다.
한편 강원대생 3백명과 원주 민통련 임원12명·대학생 등은 30일 오후1시 「전·이부부 생포 출정식」을 갖고 원정시위에 나서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29일 오전 백담사에 은둔하고 있는 전두환씨가 가벼운 옷차림으로 백담사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백담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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