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의 한수'...한국 남자배구 12년 만의 금 향해 순항

중앙일보

입력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문성민 있다. [뉴시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문성민 있다. [뉴시스]

네트 스포츠에선 흐름이 중요하다. 개인 경기보다 팀 경기에서 더욱 그렇다. 수세 상황을 타개하지 못할 경우, 전력 차가 좀 나더라도 승부를 뒤집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감독 역할이 중요하다. 흐름을 바꿔줄 책임과 권한이 그에게 있기 때문이다. 26일 겔로라 붕 카르노 배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한국과 파키스탄의 12강전에서 그런 감독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 12강전서 파키스탄 3-0 완파 #4점 차 뒤진 1세트 수세 때 작전시간 효과 #결승까지 이란·중·일 피해, 대진운도 좋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이 경기에서 파키스탄을 세트 스코어 3-0(25-19, 25-22, 25-17)으로 꺾고 6강에 진출했다. 남자배구 세계 22위 한국과 50위 파키스탄. 세계랭킹으로는 해보나 마나 한 경기처럼 보였지만, 12강에 오른 파키스탄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경기는 1세트 초반부터 1점씩 주고받는 접전으로 가다가 오히려 6-6을 넘기면서 파키스탄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다. 6-7로 끌려가기 시작하더니 점수가 10-14, 넉 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 순간 김호철 한국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그렇다고 별다른 작전이 있는 건 아니었다. 흐름을 바꾸기 위한 작전시간이었다. 한국 주장 한선수는 “작전시간에 감독님이 우리 리듬대로 가자고 했다. 파키스탄 리듬에 끌려가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작전시간을 분기점으로 흐름이 확 바뀌었다. 다소 흔들렸던 리베로 정민수의 리시브가 안정을 찾고, 문성민과 최민호의 서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4점 차로 끌려가던 경기를 16-16 동점으로 만들었고, 결국은 18-17로 뒤집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문성민(왼쪽부터), 김규민, 전광인이 블로킹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문성민(왼쪽부터), 김규민, 전광인이 블로킹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 이후 경기는 한국의 일방적인 분위기였다. 문성민 곽승석 최민호의 서브에 파키스탄 수비가 흔들렸고, 세터 한선수는 특유의 유연한 토스워크로 전광인의 시간차 공격, 최민호의 속공, 문성민의 후위공격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선보였다. 파키스탄 방공망은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뒤바뀐 흐름을 파키스탄은 3세트가 끝날 때까지 뒤바꾸지 못했다. 사실상 1세트에 부른 한국의 첫 작전시간이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문성민과 전광인이 각각 19, 18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빼어난 점프력 빠른 스윙을 자랑하는 두 선수는 올 시즌 V리그부터 현대캐피탈에서 호흡을 맞춘다. 다른 팀들이 과연 이들을 어떻게 막을지 벌써 궁금해진다. 정지석은 강약을 조절하는 서브로 3개의 서브 득점을 뽑아내며 10득점 했다. 한국은 이날 서브 득점에서 6-0으로 파키스탄을 압도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남자배구는 이번 대회에서 12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진운은 좋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12개 팀이 12강 토너먼트를 벌이는데, 한국은 강호 이란, 중국, 일본과 결승전에서나 만난다.

자카르타=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