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에 1-4 참패 말되나" 후배들 자존심 긁었다는 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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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란을 물리친 뒤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란을 물리친 뒤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26·토트넘)이 천적 이란과의 경기를 마친 뒤 후배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 이란과 맞붙어 2-0으로 완승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쓰러진 후배들을 한명 한명 챙긴 뒤 후배를 모두 불러모았다. 그러고는 “3경기가 남은 게 아니라 매번 결승전”이라며 승리에 도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기자들에게도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자리다. 힘들어도 이겨내야 한다"라며 "제가 자리를 잡고 중심을 잡아야 후배들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2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손흥민이 이란 선수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손흥민이 이란 선수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16강전에서 손흥민은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상대 수비수를 달고 다니며 동료 공격진에 공간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해 팀 승리의 공신이 됐다.

그는 이란전 승리 소감에 대해 "저보다 어린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내가 열심히 했다기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이란전 징크스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며 “내가 휘둘리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고 생각해서 자제하려고 노력했고,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려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23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이란전에 앞서 후배들이 '뜨끔'할 만한 말도 했다. 그는 “경기에 앞서 후배들이 올해 초 열린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4로 패했던 것을 상기시켜줬다”며 “대한민국 축구가 절대 1-4로 질 팀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후배들의 자존심을 살짝 긁었다. 선수들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오히려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8강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긴장해야 할 팀이다. 8강에 오른 팀은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소한 실수가 탈락으로 이어진다”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3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은 이승우를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뉴스1]

23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은 이승우를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뉴스1]

한편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도 이날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6강에서 바레인을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만약 한국과 베트남이 8강전에서 나란히 승리하면 4강전에서 맞붙게 된다.

박 감독은 앞서 인터뷰에서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지금은 베트남 감독이다. 어떤 팀을 만나든 간에 베트남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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