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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철의 딸' 여서정, 아시안게임 女 도마 첫 금메달

중앙일보

입력

여자 기계체조를 이끌 '도마 여왕'이 탄생했다. ‘도마의 신’ 여홍철(47)의 딸 여서정(16·경기체고)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금메달을 딴 한국 여서정이 연기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금메달을 딴 한국 여서정이 연기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여서정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 체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387점을 받아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로써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서연희(이단평행봉), 서선앵(평균대)이 여자 기계체조 금메달을 처음으로 딴 이후 32년 만에 금맥을 이었다. 여자 도마에서는 사상 최초의 금메달이다.

1차 시기에선 난도 5.8점인 '도마를 짚고 1바퀴 반을 도는 기술'을 시도했다. 착지 때 오른쪽 발을 살짝 움직였지만 실시 점수 8.725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 난도 5.4점인 '도마를 뒤로 짚은 뒤 2바퀴 도는 기술'을 했다. 1차 시기의 깔끔한 연기 덕분인지 여서정은 역시나 큰 실수 없이 착지해 실시 점수 8.850점을 가져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여서정이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여서정이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여서정은 우승을 확인하자마자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여홍철의 딸'이라는 부담감이 컸던 여서정은 금메달을 따면서 아버지의 후광을 벗고 스스로 우뚝 섰다. 여서정이 금메달을 따면서 '부녀 금메달리스트' 진기록도 세웠다. 여홍철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와 1998년 방콕 대회에서 2연속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TV 해설위원으로 현지에서 딸의 경기를 생중계한 여홍철은 "눈물이 날 것 같다. 서정이가 종합대회에는 생애 첫 출전인데, 32년 만에 한국 여자 기계체조에 금메달을 안겨줬다. 여자 도마에서 최초의 금메달이다. 서정이가 정말 장하다"며 울먹였다.

여서정은 아빠를 따라 여덟 살 때 체조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도마를 주 종목으로 삼았다. 여서정의 엄마 역시 기계체조 여자 국가대표를 지낸 김채은(45) 대한체조협회 전임지도자다. 부모의 체조 DNA를 여서정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키 1m50cm, 몸무게 46kg의 작은 체구인 여서정은 아빠처럼 탄력과 체공력이 뛰어나 어렸을 때부터 ‘체조 신동’으로 불렸다. 전국소년체전 여자 기계체조를 평정했고, 올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지난 6월 국제체조연맹 월드챌린지컵 도마에서 우승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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