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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신임 주영대사 "북 핵무기 해체·검증에 영국이 가장 적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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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신임 주영국 대사. 런던=김성탁 특파원

박은하 신임 주영국 대사. 런던=김성탁 특파원

 여성 직업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주재 대사로 부임한 박은하(56) 주영국 대사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돼 핵무기를 해체하고 검증하는 단계가 되면 영국이 가장 적합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다.

여성 직업외교관 최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 #특파원 간담회서 "IAEA는 핵 개발 단계 검증 기구" #"영국 여왕 방한 20주년인 내년 왕실 교류 재추진"

 박 대사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검증은 우크라이나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핵을 개발하는 단계의 검증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하지만 이미 개발된 핵무기에 대한 해체는 IAEA가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무기를 해체하고 검증하는 것은 핵을 가진 나라밖에 못 한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추가로 몇 개 국가가 더 있는데 영국이 같이 협력해나갈 수 있는 적합한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북한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해 해체하는 방안과 관련해 박 대사는 “북한 핵무기 해체를 북한이 하든 가지고 나와서 하든 해체와 관련된 검증과 물질의 수거 등은 핵무기를 다뤄본 나라가 할 수 있다"며 “꼭 영국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측면에서 영국은 파트너십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공공외교 대사 출신인 박 대사는 또 “영국은 여러 나라의 문화가 와서 경쟁한 뒤 세계 문화 시장으로 진출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며 “여러 장르의 한국 예술가들이 세계로 나가는 교두보 역할을 영국에서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한국을 방문한 지 20년이 되는 내년에 영국 왕실과 한국의 인연을 되살리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관련한 한국과 영국의 관계에 대해 박 대사는 “브렉시트 이전에는 영국의 주요 외교전략은 EU 차원에서 결정했는데 오히려 브렉시트를 하게 된 이후 한국과의양자 관계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최초의 외무고시(19회) 여성 수석합격자로 주뉴욕 영사, 기획조사과장,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개발협력국장, 주중국 공사 등을 역임한 다자외교 전문가다. 공공외교 대사로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에 앞장서기도 했다.

 박 대사는 선배인 김원수(외시 12회) 전 유엔 군축 고위대표와 결혼해 부부 외교관 1호이기도 하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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