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요리까지도 ″한방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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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방 붐이 뜨겁게 일고있다. 인체의 건강유지와 질환치료를 위해 쓰이던 한방이 최근 들어 미용과 음식분야에 까지 다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방약재가 아름다움을 가꾸는데 쓰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 피부관리전문업소가 등장하면서부터.
살구 씨·감초·토사자·유향·부평초 등을 주재료로 팩을 해주거나 마사지를 함으로써 얼굴피부를 희고 부드럽게 해왔다.
이후 한방미용산업이 본격화, 정산실업이 복숭아씨·살구씨·수세미류·녹용 등 한약재 40여 가지를 넣어 만든 한방화장품을 86년 생산해 낸데 이어 금년 초에는 에스프리에서 한방화장비누를 생산해냈다.
한편 호텔신라에서는 중국의 한방요리 전문점인 동인당과 교류, 지난 3월 구기자·메문·백회·황경·동충하초 등 12가지 한방약재를 이용해 만든 한방건강요리를 중식당 팔선에서 선보인데 이어 11월에도 이들 특별 식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한방의 이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현대인들의 자연에 대한 선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 이라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
피부관리사 윤영부씨는 『화학제품에 대한·부작용이 차츰 알려지면서 천연제품을 선호하게 되고 이것이 우리와 친숙한 한방재들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하고 『천연제품의 선호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덧붙였다.
호텔신라 홍보팀 박동현대리는 『건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요리를 통해 건강 증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중국에서 4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방건강요리를 소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동기를 설명했다.
이들 한방이용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날이 갈수록·높아지고 있는 추세.
예컨대 한방화장품의 경우 처음에는 세정제와 크림·로션 등 기초화장품 2가지에 불과했으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재 고급용·남성용 제품까지 약20가지를 생산해내고 있으며 앞으로 유아용 화장품도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다.
한방건강요리도 당초 10가지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는 구기자를 넣은 쇠고기 볶음요리, 동충하초를 넣은 상어지느러미 등 20가지로 늘어났는데 하루 평균 80여명이 이들 한방요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호텔신라 측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한방 이용제품들의 가격이 일반제품보다 30%내지 수배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값이 높은 것이 문제.
한방화장품의 경우 일반용이 1만원선, 고급용은 1만7천원 안팎이며 한방화장비누의 경우 1백20g이 4천2백원이나 되고있다.
한방재라 해서 무턱대고 안심하는 것도 금물·완전제품의 경우 알레르기테스트를 거쳐 만들어지기는 하나 사람에 따라 예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또 생약제제를 그대로 쓸 경우 이것이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윤영부씨는 충고했다.
이 같은 한방 붐에 대해 김병운박사 (경희대한방병원 내과과장)는 『한방의 기본개념 중에 건강을 유지시켜준다는 뜻이 있으므로 한방약의 다양한 지식을 각 분야에 활용시켜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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