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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미대사관 '그레이트 사탄 파크'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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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문을 닫은 이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이 반미를 상징하는 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란의 '성스런 방위기구(SDF)'는 10일 미 대사관을 '그레이트 사탄 파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DF 의장을 맡고 있는 미르-파이살 바게르자데 장군은 이날 "한 때 미 첩자들의 소굴이어던 이 곳이 조만간 '악마의 공원'으로 바뀔 것"이라며 "공원을 거니는 시민들에게 미국의 범죄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1980 ̄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기념하기 위해 조직된 SDF가 이란 내에 강력한 영향력과 추진력을 가진 선전기구라는 점에서 이번 계획의 실행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최근 미국과의 대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이란 내에 보다 강력한 반미 여론조성을 위해 고위 지도부가 이같은 계획을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알자지라 등 아랍 언론은 분석했다.

미국 대사관 부지는 현재 이란 혁명수비대의 군사훈련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이란 당국은 또 본관 건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대사관에서 압수한 서류들을 '반 이란 스파이 활동의 증거'라고 선전하고 있다.

1979년 친미 성향의 샤 왕정을 무너뜨린 이란 이슬람 혁명 직후 대학생이 주축이 된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이 미 대사관을 점거했다. 이들에게 인질로 억류된 52명의 미 대사관 직원들은 444일 후에야 석방돼 미국에 건네졌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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