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언론의혹」 풀릴까|-「국회청문회 제3탄」 맡은 문공위의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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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청문회 시리즈 제3탄으로 21일부터 3일간 열리는 80년 언론파동청문회에는 허문도·이상재·이광표씨 등 당시 가해자측과 장기봉·홍대건씨 등 피해자측 증인 총 32명이 나와 한국언론사상 전대미문의 파동을 파헤친다.
제1일 언론인강제해직, 2일 언론통폐합, 3일 5공언론정책순으로 진행될 이번 청문회에서 밝혀져야 할 내용들을 과제별로 살펴본다.
◇언론인강제해직=80년 7∼8월 자율정화라는 이름으로 7백11명의 현직 언론인들을 직장에서 좇아낸 대학살극의 구상 및 입안자를 먼저 밝혀야한다.
지난번 문공위감사에서 이광표 당시 문공부장관은 『해직자명단을 주무부서인 문공부가 작성하지는 않았으며 일부명단이 공보국을 통해 각 언론사에 전달됐다』고 밝혀 언론인해직이 제3의 기관에 의한 강제성을 띤 조치였음을 시인했다.
허문도씨도 『당시 사회정화 차원에서 단행됐던 공직자 숙정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을 뿐 간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때문에 이점은 국보위 사회정화분과위원장 김만기씨, 간사 허삼수씨에게 집중추궁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들과 순치관계였던 이상재씨가 이끈 보안사내의 언론대책반의 역할 등 그 전모가 파헤쳐져야 한다.
해직대상 기준과 적용과정의 전모도 이번 청문회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정치유착」 「부정부패」 「체제도전」이 기준이었다고 하나 당시 언론자유활동을 전개했던 현직언론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기준의 허구성이 드러나고 있다.
◇언론통폐합=지난 문공위증언에서 허문도씨가 『언론통폐합의 발상 입안은 내 책임으로 했으며 내가 통폐합의 주역』이라고 밝혔으나 그후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신군부·학계·언론계내에 상당한 배후조종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 규명과 구체적인 집행자가 밝혀져야 한다.
지방의 경우 1도1사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느 언론사가 어디로 통폐합되는지를 입안한 사람이 누구인가 밝혀야하며 80년11월14일 한국신문협회와 방송협회의 자율결의형식으로 통폐합을 단행한 구상자와 2일전인 12일 각 언론사대표들을 보안사로 불러들여 강압적으로 포기각서를 쓰게 한 구상자 및 집행 책임자가 누구인가도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통폐합이후 언론사재산 처리도 규명대상이다. 계엄당국(혹은 보안사)이 재산뒤처리에 개입해 감정원의 일방적 감정가격으로 인수인계 하도록 하는 등 사유재산권에 대한 피해가 심대했다는 것이 피해사들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만약 강압에 의한 언론통폐합 사실이 확인된다면 원상회복 등 해결방안에 대한 추궁도 있어야 할 것이다.
◇5공 언론정책=5공화국시절 한국언론을 「제도언론」으로 만들었던 언론기본법의 입법취지, 이 법의 구상 및 추진경위, 적용사례 등을 집중 추궁해야 한다. 언론통폐합 후 언론통제수단으로 이용됐던 언기법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5공화국시절 언론위상을 재조명하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언기법에 의해 문공부에 설치됐던 홍보조정실(뒤에 홍보정책실로 개칭)의 구성 및 기능, 그리고 역할도 밝혀져야 한다.
특히 보도지침으로 불렸던 협조요청사항이 어떤 기준에서 어느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으며 어떤 방법으로 진행됐는지 그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
이번 청문회 일정과 증인명단은 다음과 같다.
◇21일(언론인강제해직) ▲허문도(당시 국보위문공분과위원) ▲이상재(보안사보좌관) ▲김만기(국보위사회정화분과위원장) ▲허삼수(보안사인사처장·사정분과위간사) ▲권정달(보안사정보처장) ▲이용린(보안사언론과장) ▲이광표(문공장관) ▲이수정(문공부공보국장) ▲이진의(MBC사장) ▲한중혁(치안본부언론담당) ▲손일근(보안사언론담당) ▲윤승호(〃) ▲김태진(〃) ▲전재오(〃) ▲이경일(경향신문) ▲김용정(동아일보) ▲노성대(MBC) ▲김동선(기자협회) ▲이규항(경향신문) (이상 19명)
◇22일(언론통폐합) ▲허문도(청와대비서관) ▲이상재 ▲허화평(청와대보좌관) ▲한용원(보안사정보처장) ▲이광표 ▲이수정(청와대비서관) ▲권정달 ▲이용린 ▲이병황(대평회회장) ▲최계수(합수단소령) ▲허삼수(청와대사정수석) ▲장기봉(신아일보사장) ▲홍대건(경기신문사장) ▲이재필(영남일보사장) ▲박상복(경기신문인수자) (이상 15명)
◇23일(5공 언론정책) ▲이진희▲이원홍(KBS사장·문공장관) ▲허문도(문공차관) ▲이경식(문공부홍보조정실장) ▲박용상(부장판사) ▲김주고(한국일보기자) ▲신홍범(자유언론실천협의회장) (이상 7명)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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