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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광주 놓치는 건 5·31 패배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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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동영 의장이 10일 광주시 임동 대한노인회 광주 북부지부를 방문해 노인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9, 10일 광주에 머물렀다. 2월 18일 당의장이 된 뒤 네 번째 방문이다. 당초에는 강원도에 갈 예정이었다. 정책간담회 등의 명분으로 지방을 꾸준히 돌고 있지만 가장 자주 찾는 곳이 광주다. 게다가 1박2일 행차는 드문 일이다. 제주.부산도 당일치기였다. 지방선거를 3주 앞에 둔 초조함이 묻어나는 행보다.

열린우리당은 최근 16개 시장.지사 선거에서 전북과 대전 외에는 모두 패배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세 곳과 제주도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생긴 일이다.

그러면서 광주가 전략 요충지가 됐다. 호남 민심은 수도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거점이다. 때마침 민주당의 지지도도 하락해 '전의'를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정 의장은 "광주를 놓치는 것은 5.31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심대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당원들과 '꼭지점댄스'까지 추었다. 그는 8일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9일에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을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을 호남 민심을 얻는 지렛대로 여기는 인상이다. 광주는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한화갑 후보 대신 노무현 후보를 선택한 '노풍'의 진원지다. 대선에서는 95%의 몰표로 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 됐다. 지난 총선 때도 7석을 모두 열린우리당에 몰아줬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광주는 특별하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이렇듯 광주에 정성을 쏟고 있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열린우리당 시장 예비후보인 김재균 전 북구청장과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의 지지도는 현 시장인 박광태 민주당 후보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

광주가 지역구인 염동연 사무총장은 "정치의식이 높은 광주 시민이 개혁정당인 열린우리당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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