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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TV중계 「정치스타」낳는다|국민의 기대에 부응한 신진들 돋보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단일프로그램으로는 올림픽중계 다음으로 장시간 생중계된 국회5공특위 일해재단청문회는 3일간 평균시청률 56%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새로운 「정치스타」를 탄생시켰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을 대표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극히 제한적이고 단편적인 「걸러진 정보」를 통해서 접해왔다.
그러나 이제 TV매체를 통해 국정의 직접감시자로 전면에 등장한 국민들은 자신들을 지배해온 정치권력의 실상과 직접 부딪치게 됐다.
자연히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은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되었고 그들에 대한 기대는 무한히 증폭될수밖에 없는 현실이 성큼 다가오게된 것이다.
묻혀졌던 진실을 밝히고 빼앗겼던 국민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의윈들의 집요한 노력은 인기탤런트의 혼신을 다한 연기보다 빛났다.
국정활동의 오랜 비밀주의·폐쇄주의의 장막은 이제 TV를 통해 말끔히 걷히고 있다.
이때문에 의원들은 도덕적 우월주의에 기초한 당위성 주장이나 투쟁만으로는 정치인의 책임을 다할수 없다는 변화된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TV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원들의 총체적 역량을 에누리없이 테스트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분명 한몫을 하게 된 것이다.
거물급 증인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보량과 지식으로 상당수의 중진급의원들마저 고전하는 역부족의 상황에서 치밀한 자료수집과 용기, 그리고 상식을 바탕으로한 논리로 큰 성공을 거둔 무명의 신진의원들이 크게 부상했다.
생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신문사에는 노무현의원(민주)등의 신문시간과 차례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빗발쳤고 신문내용에 격려전화도 무수히 걸려왔다.
이들에 대한 국민적인 환호는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낸 민주화의 대세가 구체적인 결실을 획득해 내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었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온갖 비정속에서 정상을 회복하려는 몸짓이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소개된데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신선한 충격과 감동이 제도로서의 의회정치에 충실하게 반영될때 순결한 도덕심에 기초한「국민을 위한 정치」는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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