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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육원서 학대·성범죄…알고도 쉬쉬했다”

중앙일보

입력

부산의 한 보육원에서 성범죄와 학대가 발생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부산의 한 보육원에서 성범죄와 학대가 발생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부산의 한 보육원에서 성범죄와 학대가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A 보육원의 퇴소생·퇴직자 및 피해 가족들은 7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육원에서 범죄가 발생했고 은폐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보육원에선 2015년을 전후로 원생 B군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C군에게 강제로 유사성행위를 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2017년 초 상담과정에서 이 사실이드러났지만 보육원 측은 해당 원생들을 분리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또 신고를 요구한 상담교사의 의견도 묵살했다고 보육원 퇴직자 등은 주장했다.

B군은 이후에도 C군은 물론 D군에게도 유사성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보육원의 한 관계자가 10대 여자 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지속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 보육원의 전 간부직원인 E씨가 5~6년 전부터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F양과 도를 넘어선 만남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상습적인 성추행과 아동학대가 보육원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원생에게 락스 청소를 시키거나 먹다 남긴 잔반을 다시 제공했고, 원생 간의 폭행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것이다. 또 외부 활동 시 남자 직원이 여학생의 방에서 잠을 자고 평소에 신체 부위를 거론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퇴직자들은 보육원을 관리·감독하는 구청 측이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보육원의 이 같은 행태를 방치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관할구청으로부터 이에 대한 수사를 의뢰받고 사실 관계를확인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관련자들을 불러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A 보육원 측은 구청과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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