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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컴퓨터 6천대 바이러스 소동 대학원생 프로그램 입력실수 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컴퓨터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의 주요 대학들과 국방연구기관들에 설치된 컴퓨터에 침입하여 지난 3일 수천개의 컴퓨터들이 가동을 중지하거나 다른 컴퓨터와의 연결망을 잠정적으로 차단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전화선을 이용하거나 자료기억 디스크의 바꿔치기를 통해 다른 컴퓨터에 몰래 입력시킨 엉뚱한 프로그램이나 일련의 지시사항(소프트웨어)들을 말한다. 이 바이러스는 정당하게 입력 돼 있는 프로그램이나 메시지들에 겹치기로 얹혀 들어가 .기존의 데이타를 망가뜨리거나 컴퓨터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해치는 수도 있기 때문에 컴퓨터에 심각한 해독을 끼치는 파괴분자다.
이번 사건의 경우 국제적 컴퓨터통신망 그룹인 인터네트를 통해 연결된 컴퓨터의 10%에 해당하는 약 6천대의 컴퓨터가 이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았고 버지니아주 소재 미항공우주국(NASA)의 랭글리연구소를 비롯, 뉴멕시코의 로스 알라모스국립연구소 등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지는 이번 사건이 코넬대대학원생인 「로버트·모리스」군(23)이 실험용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의 실수로 다른 컴퓨터에 입력돼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5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많은 연구소의 연구작업이 지연되기는 했으나 다행히 데이타가 파괴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사용될 계표용 컴퓨터에도 침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투표의 60%는 컴퓨터로 집계되는데 이들 컴퓨터의 제작회사와 선거관리인들은 계표 컴퓨터에 바이러스의 침투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컴퓨터 비평가들은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컴퓨터 보안관계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컴퓨터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 좋은 사례로 지적, 컴퓨터의 보안에 관한 위험성이 널리 주지돼 그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이와 비슷하거나 최악의 경우 국가안보에 위태로운 컴퓨터 바이러스의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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