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산업에 더 큰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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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컴퓨터의 등장과 전기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부가가치인 정보산업의 출현을 가져와 「앨빈·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실현시켜가고 있다. 이러한 물결의 한 자락으로 지난 6일 서울 잠실롯데월드에서 막을 내린 「인포 서울 88」(Info Seoul 88)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하겠다.
이와 같은 정보산업의 종합전시회는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성황을 이루어 업계와 관심 있는 이용자들을 자극시켜왔다. 따라서 이번 「인포 서울 88」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최된 「데이타 베이스쇼」라는 점에서 정보관련 산업계에 있어서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정보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데이타베이스란 컴퓨터와 통신, 그리고 체계적인 정보축적기술로 특정인 혹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컴퓨터에 대량 축적시켜놓고 필요할 때에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가공해 놓은 일련의 정보검색체계를 의미하며 이렇게 체계적으로 축적된 정보는 사용자에게 팔 수도 있고 특정기관 내부에서만 이용할 수도 있다.
인간의 기억한계를 컴퓨터의 능력을 이용하여 극복하려는 데이타베이스를 최초로 상용화한 미국의 경우 66년에 제정된 정보공개법에 의해 정보기관이 적극적으로 데이타베이스를 제작, 데이타베이스 서비스기관에 제공하여 국민들이 정보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었다.
미국에 이어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에서도 데이타베이스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데이타베이스산업의 규모는 연간 매출액이 약1천억엔 정도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액수는 총 매출규모 1조5천억엔에 달하는 정보서비스산업 전체 규모와 비교하면 아주 작은 규모에 지나지 않으나 그 성장률이 연간 약 20%선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데이타베이스를 내용별로 보면 비즈니스 38%, 자연과학·기술37%, 뉴스 15%, 사회·인문과학이 9%며 미국의 경우도 비즈니스가 50%, 뉴스 15%, 자연과학 30%, 일반 12%, 사회·인문과학 8%다.
국내에서·데이타베이스 사업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76년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현 한국산업연구원에 통합됨)가 데이타베이스를 수입, 배치방식으로 검색서비스를 개시한 때부터다.
이후 국내에서도 데이터베이스 관련 산업 및 이용자는 급증 추세를 보여 데이컴의 통계에 의하면 개통 첫회 1백61개 기관에 불과하던 가입자가 86년 9백21, 87년 1천5백3, 88년 7월 현재 2천1백43가입자로 늘어났다. 데이컴은 2000년대에 국내이용자 2백만, 데이타베이스수 1컨2백50개, 데이타서비스매출액은 2조5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업계가 선진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자체제작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으며 특히 이용자확산의 최대 변수인 퍼스컴의 공급가격과 데이터 통신료의 인하가 절실하다.
한국 데이타 통신이 주최하고 40개사가 참가해 5일간 실시된 이번 「인포 서울 88」에는 1만명에 가까운 관객이 몰려 주최자나 참가사가 스스로 놀랐다. 이는 정보 관리에 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그 만큼 높아져 있다는 증거다. 정보관리 선진화가 산업·학술·기술·경영 등 모든 분야의 선진화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정보관리에 대한 관심 고조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차제에 정부기관은 정보의·독점을 과감히 탈피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며 정보관리산업의 육성을 위한 내실 있는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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