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요구 겁날때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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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교민리셉션=노태우대통령은 4일 저녁 숙소인 힐튼호델로 교민 1백20여명을 초청해 가진 리셉션에서 테이블을 돌며 소주잔을 주고 받는등 격의없는 분위기에서 교민들을 격려.
노 대통령이『소주한잔 합시다』며 테이블을 도는 동안 부인 김옥숙여사는 교민·상사원·부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자녀교육 문제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
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건국한지 40년이 되는 올해 우리는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을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적에 이어 정치적 기적을 이루었으며 또 올림픽을 통해 문화적기적까지 3대 기적을 이루었다』고 전제하고 『가난·무지·침략이라는 우리의 3가지 한이 이제 옛말처럼 됐다』고 피력.
노 대통령은『우리는 이제 상대적 빈곤의 문제이지 절대빈곤은 없으며 교육열과 그 수준은 세계적이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보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고 『한편으로 안보, 한편으로는 잘살아 보겠다고 하다보니 민주주의가 허술하고 군국주의·권위주의 냄새를 풍긴것도 사실』이라며『그래서 폭발한 국민들의 민주화요구를 받아들인 것이 지난해 6·29선언』이라고 설명.
노 대통령은『내 임기중 민주주의가 완전히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며『축적된 국민의 힘으로 선진국의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며 21세기가 오기전에 남북통일을 가져와 자랑스런 조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도록 하겠다』고 약속.
노 대통령은『16년만에 폭발하는 국민들의 요구는 겁날 때도 있으나 올림픽으로 증명된 우리국민의 높은 수준을 나는 믿는다』고 자신감을 피력.
한편 김 여사는 여성참석자들에 둘러싸여 박수와 웃음속에서 『지난 올림픽때 자비로 달려와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교민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회고하고 『앞으로도 국내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해외에 계신 여러분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잘 풀어나갈 것』이라며 국내에 있건, 해외에 있건 간에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깊게 가져달라고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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