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가 최근 자주 하는 말이다. 여당 후보들과 지지율 격차가 유지되면서 자칫 대세론에 안주할까 경계하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때 대세론만 믿다 패한 이회창 전 총재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인 만큼 대세론 기피증은 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 후보와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각각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와 진대제 후보를 여유있게 앞지르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진영은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지율 격차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 믿을 건 유권자뿐"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오 후보 캠프는 매일 오전 7시30분에 회의를 연다. 의사결정 구조도 간결히 해 실무팀장들이 정한 사항은 후보와 상의없이 추진한다. 모든 걸 혼자 결정했던 이 전 총재 때와는 딴판이다. 정책.클린 선거 등 5대 선거원칙을 만들고 여당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 촉각을 곤두세운다. 대세론에 따르는 사전 논공행상을 막는 데도 힘쓴다. 한 참모는 "참모진에겐 '이기더라도 시청에 자리를 만들어 주긴 어렵다'고 선도 긋는다"고 전했다.
김 후보도 강행군 중이다. 지난주 그의 이동 거리는 2400여㎞. 많은 날은 하루에 2000여 명을 만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하루에 3~4시간밖에 자지 못해 몸무게가 4㎏이나 빠졌단다.
두 후보의 이런 분발을 두고 당 내에선 "한나라당 특유의 '대세론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한다. 오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 총재의 수행을 맡은 비서실 부실장이었다. 김 후보도 당 기획위원장으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장수천 의혹' 등을 캤다. 하지만 대세론에 기댄 당의 안일한 전략 탓에 이들의 노력은 빛이 바랬다.
남궁욱 기자